가판대 황씨
가판대 황씨/ 조성범
"추워지네요!"
"비가 온다고 하던데…., "
동전 하나를 건네고
한 평짜리 웅크린 세상에서
오가는 사람들 그림자를 기다리는
황씨는 껑충한 그림자가 멀어지자
또 눈이 침침해져 온다
두 줄로 길게 이어진 빈 소주병속으로
또 고이는 하루
종일 햇살 한 줌 드는 적 없다
불쑥 들이미는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
엉거주춤
절레절레 "부질없는 짓이어"
"지 팔자제"
너른 세상에서 돌아올 아내를 기다리다
술 한 병 비우고
"가로등이 여즉도 환한데"
벼락처럼 발길이 끊긴다.
온 종일,
60촉 알전구를 매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