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by 조성범

꿈/ 조성범




말복 무렵

낮잠에 깨어

그림자조차 숨어버린 고요 속 正午 4거리


나무 그늘

늙은 개 한 마리

혀를 빼물고 헐떡거리고

풀썩 이는 웃음으로

해갈을 꿈꾸다 선잠 깬

나는 요절한 하루를 애도한다


살아 숨 쉬는 날

몇 날 인가?


홀로 살아 숨쉬는 나도

일만 오천 년을 숨어 살아 선퇴(蟬退)를 할까나


천라지망에 바람 갇힌 하늘가

별빛은 흐릿한 잔상(殘像)으로만 남아 버렸다


낯선 향기 속 종일 우화를 꿈꾸다

허기에 지쳐 잠든 오후

얼토당토않은 쇠기름매미가 내 창가

울다 또 울어 억겁의 세월 같은 오래된 꿈을 꾸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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