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그러거든
나는 가끔 그러거든/ 조성범
가끔은
살아가는 날들이 버거워지는 때도 있어
그럴 땐 가끔 아주 가끔
굽이굽이 깊은 산 험한 물길 헤집고
들꽃처럼 혼자 꿈꾸고 싶을 때도 있거든
일상에 지쳐 덜커덩덜커덩 거리는 내 낡은 영혼을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아 이슬 한 방울 튕겨 오를 때
얼릉 들이대 햇살 한 조각 받아들고
환상 속으로 깊게 들어
또 다른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을 때도 있거든
그러거든
가끔은
혼자라는 날들이 서러워 지는 때도 있어
그럴땐 가끔 아주 가끔
낯선 도시 거리를 헤매이다
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사랑을 하고 싶을 때도 있거든
술에 취해 텅텅 비어 버린 내 야윈 가슴을
고목나무에 홀라당 뒤집어 걸어두고 달빛 밝을
꿈이 지나간 흔적을 찾아들고
꿈의 은신처를 기어들어
또 다른 새로운 시간 속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도 있거든
그러거든
나는 가끔 그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