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에
봄밤에/조성범
손톱 끝
간질거리는 가려움
표피, 진피 지나 혈관, 림프관 모두 지나
팽-팽한 근육 깊이 숨어 있는 뼈가 가려워
내 세월 낚아 낼 그물코 사이사이가 스멀스멀 가려워
완강하게 방문을 닫아걸어도 견딜 수 없어
막 흙 털어낸 개구리 같은 발가락이 가느다란 여인을 찾아 나섰다
밤새워 울거나
날것으로 꽃을 삼키거나
길을 나서야 뼛속 한 귀퉁이 봄이 들지
봄이 들어야
정강이뼈 한 조각 뚝 부러트려야
비명 소리 요란한 들판에 갈 수 있지
짧게 지나는 봄
발가락이 가느다란 여인을 찾아야
향기로우라고 비린 뼈 사이사이 핥아 주지
긴 시간을 그렇게 헤메다
나의 귀가를 기다리는 봄밤을 덜컥 마주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