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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May 28. 2017

시향

북성포구


북성 포구/ 조성범

북성 포구에서는
고깃배를 쉬 볼 수 없었다
어지러운 발자국들 모두 되돌아간 뒤
파시에 찾아들었던 먼 도시 불행한 소식
불 꺼진 횟집 낡은 평상 위로 이리저리 날릴 때
밤새 서성이던 사내의 눈길
아침 놀 빛에 물들어 가고 새벽은 길게 흘렀다

그물코를 더듬는 아낙은 손이 상처투성이다
그녀의 가슴에도 해당화 향기 흐르던 젊은 날은 있었을까?
누군가의 손짓으로 종착역으로
내달리던 지난날의 흔적이 남았을까?
다시는 오지 않을 세월을 뒤로 한 채
이제는 끝이라고, 질겼던 인연의 끝이라고
바람 한 줄기 지나고
바다는 이제 더는 낭만을 노래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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