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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범 Jun 02. 2017

시향

풀잎

풀잎/ 조성범


풀잎의 흔들림은 저 마다의 몸짓이었다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

이슬에 젖어든 자리마다

햇살이 내려앉은 자리마다

외따로운 몸짓이었다


하늘빛이 무심하게 찬연할 때도

바지런한 개미 떼 수 없이 지나칠 때도

쏟아져 내린 장맛비에 흠뻑 젖어들 때도

가만히 귀 기울여도 들릴 듯 말듯하게 속삭이곤 한다


황토색 물든 바람아래서도

직립으로 곧추서야만 될 숙명이기에

틈마다 서리꽃 피어나 빛날 날에

영원으로 돌아갈 꿈으로  푸릇하니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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