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테일러 글 / 닉 샤렛 그림 / 홍연미 옮김
어떤 동화책은 의아할 정도로 공포스럽다.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미국의 일부 동화책들이 (현실 기반의) 냉소를 뿜어내는 데 반해 유럽의 일부 동화책들은 픽션을 방패 삼아 심연의 숨구멍을 틀어막는 기분이 들 정도로 서늘하다. 괴물이 태어나면... 도 그중 하나다. 이런 책의 목적은 주요 독자(아이들)의 불면과 미지의 두려운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네 방 침대 밑에 괴물이 있다고 선언하고 너를 꿀꺽 삼켜버릴 거라고 겁박하며 교장 선생님(여성)을 집어삼킨다고 겁박하고 길에서 만난 여성을 괴물로 만든 후 서로 잡아먹거나 네 방 침대 밑에 괴물이 있다고 선언한다. 괴물을 만나지 않을 선택지는 없다. 괴물이 태어나면 괴물은 어떻게든 학교에 침투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결국 독자의 침대 밑에 들어온다. 수십 년 동안 TV와 영화는 옷장 안과 침대 밑에 비명을 수집하는 털북숭이 괴물 같은 어둠과 공포의 존재가 있을 거라고 표현해왔고 (주로 어른들은 이런 것들이) 주인공의 시련을 나타내기 위한 클리셰라는 걸 알지만 아이들에겐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곰과 호랑이가 떡 구걸하며 쫓아오는 정도가 아닌 자신과 지인에 대한 죽음의 가능성과 마주하는 일. 특히 상상의 여지를 알아서 조절할 수 있는 텍스트를 넘어 그림으로 표현된 부분이 과감하다면 더더욱 공포감은 배가 된다. 굳은 듯한 여성의 서 있는 신체를 덥석 잡아 털북숭이 커다란 손으로 잡아 동굴 같은 입에 집어넣는 그림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모방 가능성이 낮을 지라도 굳이 이렇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마치 코엔 형제가 만든 영화 파고의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티브 부세미가 태연한 표정으로 마치 귀찮은 농사일을 하듯 시체를 기계에 넣고 처리하는 장면. 괴물이 그저 판타지 속 창조물이 아닌 현실의 실존하는 (범죄 유발 ) 비인간적 존재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