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다이어리: 존 윌리엄스에 대하여

by 백승권



도로시와 어릴 적부터 다양한 음악을 함께 들었다. 평소 도로시는 웅장하고 화려하고 감각적이면서도 비트가 강한 음악을 좋아한다. 보통 EDM곡들의 둥둥 중저음 베이스를 선호하는데 너무 어둡고 음습한 음악은 꺼려한다. 날카롭고 긴장감 강한 음도 싫어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와 글렌 굴드, 조성진의 곡은 최근엔 플레이를 초반에 멈추게 해 서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러 음악들을 자주 같이 듣고 요즘은 비비의 위켄드와 파도에 빠져있다. 차로 이동하는 한시간 내내 플레이할 정도로. 얼마 전 도로시와 놀며 배경음악으로 애플뮤직 영상을 플레이했다. John Williams, Berliner Philharmoniker – Throne Room & End Title (From "Star Wars: New Hope"). 후반으로 갈수록 웅장함과 화려함을 더하는 협연에 우리는 감탄했다. 도로시는 이 곡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스타워즈 메인 타이틀과 다스베이더 테마 등을 계속 같이 들었다. 시간을 들이면 좀 더 살을 붙일 수 있겠지만 난 이런 곡들을 들으며 느낀 거대하고 묵직한 감동을 텍스트로 옮길 지식과 정보가 없다. 한스 짐머, 조니 그린우드와는 다른 섬세함과 마력이 청각을 시작으로 오감과 기억을 재편하며 새로운 세계관으로 입성시키고 있었다. 익숙한 줄 알았던 선율이지만 다시 들으니 너무 다르고 새로웠으며 무엇보다 굉장했다. 스타워즈의 모든 시리즈를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어릴 적 눈 비비며 주말의 명화로 봤던 기억이 강렬하다. 스타워즈 음악은 나중에 누적과 학습을 통해 익숙해졌고 존 윌리엄스가 위대한 거장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생각이 좀 달라졌다. 동시대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정의해야 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가 만든 스타워즈 음악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대는 바로 지금이다. 시대를 관통하며 앞으로 처음 만나는 다른 이들에게도 엄청난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10초가 아닌 전부 다 들어야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광경과 마주할 수 있다. 관련 사진과 기사를 보다가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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