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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다이어리: 격리와 그리움

by 백승권



코로나 양성으로 2주 정도 격리 상태에 있었다. 처음 걸린 코로나였고 증세는 심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로 새로운 상황과 감정과 마주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도로시(딸)와 가까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우린 먼 곳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춤을 추며 서로의 안녕을 빌어줬다. 손끝이 닿고 싶어서 뻗었지만 닿을 수 없었고 아쉬움이 산과 바다처럼 넘치게 쌓여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헤드 영역의 사진은 전쟁 군인과 가족들의 애절한 재회를 보여준다. 어떤 말도 어떤 캡션도 필요 없는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장면. 며칠 전 도로시와 나는 다시 만났고 우리의 기쁨과 행복은 말로 다 옮길 수 없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긴 시간을 버텼고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 퇴근하면 도로시 곁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도로시는 잠들기 전까지 놀아달라고 하고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는 것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어제와 과거가 더 켜켜이 쌓인 오늘의 환희를 안고 서로에게 폴짝 안긴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도로시를 생각하고 잠들지 못하는 시간에는 도로시의 사진을 본다. 떨어져 있어도 같이 있고 같이 있을 땐 더 강렬하게 서로의 곁을 지킨다. 전쟁이 찢어놓은 수많은 이들이 우리의 관계와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은 방에 혼자 격리되어 있던 시간 동안 저 사진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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