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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Apr 11. 2024

미래 어느 날의 전기충격기

시간의 불가항력에 대해 

모두 이해하고 있듯이 우리는 

지나간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슬픔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다시 태어나 최초의 식사를 하듯 

맛있는 점심을 먹고

세상 모든 아이스크림을 녹일 듯 

따스한 햇볕 아래를 지나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와플을 기다리고

동네 사람도 자다 깨서 뛰쳐나온 듯 

모든 인파가 다 몰린 거리 속에서

뚜벅뚜벅 걸으며 우주의 일부가 되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잠시 후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아쉬움과 함께.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모두의 역사와 개인의 기억에 박제해 두고

인생의 급작스러운 변동성 속에서 

심장을 조이고 사지를 마비시키는 

스트레스를 겪을 때마다 다시 꺼내어 

아 우리 이렇게 밝고 맑은 날도 있었구나 하고

꺾인 다리와 구겨진 마음을 펴고

초라하고 씁쓸한 미소를 지우며 

담담하게 회복할 것입니다. 


오늘은 그 희망의 한순간이었고 

미래 어느 날의 전기충격기가 될 것입니다. 



-회사 공모전 제출을 위한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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