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생각한다

상상이 안 된다

by 백승권

월요일
출근
점심
한가로운 오후
음악 감상
독서

창 밖을 보았다

조금 흐린 하늘
회색의 건물들
아파트, 주택들
주차된 자동차들
한적한 골목
멀리서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

다시 고요함

상상이 안 된다

갑자기 천장이 금이 간다면
바닥의 진동에 서 있을 수 없다면
책상의 집기들이 다 쏟아져 내리고
도망치는 계단이 무너져 내린다면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어쩔 줄 모르고
아이와 여자들은 비명을 지른다면
거대한 물결이 도심을 덮는다면
차가 휩쓸리고, 불길에 휩싸인다면

다시 창 밖을 보았다

상상이 안 된다

난 그런 죽음을 꿈에서조차 만난 적 없다


일본의 회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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