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2011년 3월 11일
세상의 천재지변 중 가장 광범위한 피해를 가져오는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유일한 쉴 곳이었던 집이 불타고
매일 몸을 싣던 차가 떠내려가고
계절의 변화를 알려오던 들판이 더러운 해수로 뒤덮이고
도시는 붕괴되고, 도로는 갈라졌으며, 산은 무너지고
원자력 발전소는 불에 타 방사능까지 누출되고 말았다
재앙에 익숙해진다는 것, 그게 가능이나 한 걸까
사람들은 흔들리는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고
거리로 뛰쳐나와 안전헬멧을 쓴 채 대피했지만
잔잔해진 수면 위로 수백 구의 시신이 떠오르고
곳곳에서 죽은 이들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실종된 이들의 생사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지구 반대쪽의 화산 폭발과 홍수에는 둔감했는데
이번만큼은 다르다, 거긴 가장 가까운 위치의 나라.
역사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인연으로 이어진 나라.
사상 최대의 지진이 일어난 후,
일본의 시간은 66년 전 뒤로 돌아가 있었다.
연합군의 원폭이 투하되었던 그 생지옥의 영토로.
영토는 소멸되고, 생명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회복되고 결국 제자리를 되찾겠지만
다시 되찾기까지 겪는 고통을 과연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세계 경제, 주가, 유가, 수출 등의 차가운 단어들로 설명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익을 계산하고
누군가는 시신을 수습하고
누군가는 슬픔을 위로하고
누군가는 건물 잔해를 치우고
누군가는 다시 회사에 출근하고
누군가는 다시 씨앗을 뿌리고
누군가는 다시 배를 정비하고
누군가는 다시 방파제를 세우고
누군가는 영화의, 만화의, 소설의, 음악의, 조각의, 그림의, 소재를 발견하고
누군가는 절망을 비웃겠지
누군가는 슬픔을 비웃고
희생자들을 저주하고
피해규모를 조롱하겠지
갑자기 지진으로 연인을 잃었을
어느 누군가의 심정을 상상하게 되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이 기가 막힌 상황 속에서
슬퍼하고 있을
어느 누군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