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수업

by 백승권

기분이 이럴 때

글로 옮기면

안 되는 걸 알면서


극적인 반전보다는

아이스크림이 입 안에서 녹듯

감미로운 기대로 바뀌는 걸

잠시 잊고 있었는데


그걸 다시 알게 해 주니까


꽃잎이 절벽에서 투신하다가

탑건의 전투기처럼 고도가

바뀌기도 하죠


그래, 어지러워


호흡도 좀 버겁고


오늘도 여러 가지 일을 시도했고

좋아하는 공간을 걷기도 했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감내하며

생존의 수업료를 납부하고

긴 여름의 작은 희망을 품었어요


사랑하거나

보고싶거나

지켜내거나


난 아직 어느 것도

끝낼 줄 모르고

나를 포함한 인간의 성분을

여전히 해석하지 못해요


지금 타는 외줄이 단숨에

끊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불이 붙는 환상에

두려워할 때가 있고


저는 이것을 아름다움을 탐닉한

대가라고 여기려고 합니다


고마워요





https://www.tate.org.uk/art/artworks/hockney-a-bigger-splash-t0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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