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모르는지 가늠하다
아니 내가 너를 얼마나 모르는지 가늠하고
우리가 행성이고 내가 너를 모르는 시간대가 밤이라면
이 행성에는 어둠에 삼켜진 채로 블랙홀까지 날아가요
지식과 정보, 지성이 작용하지 못하는 부분을
아무리 감성과 상상으로 채우려 해도 한계는 잔인해요
모르면 모르는 만큼 오해하게 되고
마음대로 생각하다가 마음대로 판단하고
마음대로 선택하다가 마음대로 결정하고
마음대로 실수한 후 끝까지 알지 못할지도 모르고
한없는 배려에 기댄 관계만큼 최악도 없지
그건 관계가 아니라 병간호에 가깝고
병간호도 관계의 일부이자 상징적 상황일 수 있겠지만
우린 지금 2인실에 나란히 누워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고 병원이란
이미지는 비유로 적당한 공간이 아니죠
최초 의도와
선천적 결핍이 아니어도
무지는 끝내 죄로 귀결됩니다
대부분의 부정적 상황의 경우
무지가 죄가 아닌 적 없어요
그러니 한줌의 정보로
인간의 한평생을 어쩌겠다고 까부는 건
말 그대로 체급이 너무 차이나는 승부
시간이 지나도 정보는 늘어나지 않고
대화가 늘어도 표현은 나아지지 않고
불문율로 가득한 관계는
죽은 별로 가득한 밤하늘 같아요
땅 위에서 보는 이는
별의 생사를 모르고
생사를 넘나드는 별은
시선에 관여하지 않고
무지가 죄라는 의견은
죄책감을 느끼는 입장에서
나온 것 같아요
https://www.flickr.com/photos/nasawebbtelescope/albums/72177720296737701/with/52196657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