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이제는 더 오랫동안 기다려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스스로를 기특해하다가
판단을 포기하고 공기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기로 했어요.언젠가 주인이 돌아와
휘젓는다면 공기는 좋아서 날아가겠지
공기 주제에 휘저어졌다고 좋아하며
멀어지겠지. 글썽거리다 마른눈으로
그러다 문득 나는 어쩌면
침묵에 의해 보호받고 있고 있었나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 왔을까
그걸 모르고 있어서 보호했던 누군가
서운한 적 있었을까. 알았더라도
뭔가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었더라도
침묵의 보호를 감지해야 했을까
(내가) 아무것도 못 느꼈다고 하여
(너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고
마음을 쓰고도 돌려받지 않으려는 마음을 알아
그걸 알아준다면 혼자 가만히 웃는 기쁨도
가끔씩 만져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교묘한 서운함을 느낄 때마다 경계해
(내가) 찾을 수 없다고
(너가)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너는) 이미 여러 번 다녀갔고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고
엇갈린 걸 누굴 탓할 수 없겠지
우린 각자의 삶에서
엇갈려서 알게 된 거잖아요
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닿아 있었고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미 들었기에
지금 이렇게 서 있는 게 아무리 숨에 차도
진정 혼자였으면 벌써 무너졌을 거라는 게
생각하면 할수록 경이로운 일이라는 것
상상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이미
일어난 현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흐느낀다면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 손을
썼을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이런 가정이
진실에 가장 가까운 곳에 놓여 있고
그걸 발견했을 때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그럼에도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여기까지 쓸게요
CELINE WINTER 25
A collection of essential pieces for winter, including statement outerwear, cashmere and wool sweaters, and signature accessories. Captured by the Maison in April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