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normal

by Glenn

모든 자극이 안구로 빨려 들어와

시간과 정신을 집어삼켜야

죽지 못해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대에


선명한 이미지가 섬광처럼

깊고 컴컴한 내부에서 펼쳐지고

예언자의 외마디 목소리처럼

사라지고 나면


분명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누구에게도 설명하기 힘든

내면의 체험이라는 것이

과연 체험의 울타리 안에

가둘 수 있는지

미래 과거 현재 중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동시대의

한 챕터가 문을 닫은 줄 알았어요

그렇게 여겨야 하는 줄


여전히 처음 겪는 사건사고가 많아

숨이 멎을 때까지 부적응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아 일부가 사라졌구나

선을 그으려고 했을 때

꺼진 불이 놓여있던 자리를 제외한

전체의 시공간이 뒤흔들리고


새로운 언어가 창제되고

사라졌던 그림자가

다시 원을 그리며

기존 챕터의 소멸이 아닌

새로운 챕터의 개막을 선언했어요


왜 모든 꽃들은 죽은 동물들 위에서 피어오를까

험난한 길을 지나다 지쳐 쓰러진 그들의 등에서

새 이름의 지도가 젖은 흙과 햇볕을 뚫고 돋아나고


내비게이션이 찾지 못하는 곳에서

여전히 경로를 이탈하며 헤매겠지만

평생 같이 헤맬 수 있다면

평생 같이 헤맬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평생 같이 헤맬 수 있을 것 같아




Shaun Tan - A Bear and her Lawyer

https://beinart.org/products/shaun-tan-a-bear-and-her-lawyer-limited-edition-print-of-300-45-x-29-5cm-17-7x11-6?srsltid=AfmBOoqVe72TFhGI58cQj6cfWJPjO0VJ-nLqHTb-Lvd85667HJnvbR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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