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최후에 무엇을 보나요
병원 천장?
휴대폰 화면?
달리는 차창 밖?
영화에서 누가 죽을 때
자신의 천로역정을 한없이
복잡하고 억울하게
여기는 이들이 죽을 때
그들은 쫓기다 총이나 칼에 맞고
피에 젖은 몸으로 숨을 몰아 쉬며
천천히 하늘을 봐요
숲 속에서 햇볕이 찬란히 내려쬐고
잎과 가지가 별처럼 그늘지며
날개 없는 송가가 들리고
후회할 시간도 없이 삶이 꺼져가
누군가 물을 끼얹은 작은 성냥불처럼
(대체 그게 왜 좋은 지 미스터리지만)
아무것도 몰라서 좋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돈과 폭력으로 구타당하며
짐승의 사체처럼 버려질 지금과 달리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돌이키지 않는 게 인간이라서
자의와 타의의 사슬을
아무리 곱게 늘어뜨려도
그렇고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게 삶이라서
(스스로가 가장 많이 생각했을 테니)
우주에서 가장 불쌍하고 불안하게 살다가
아무도 모르는 최악의 끝을 마주하며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마지막 하늘을 볼 때
겨우 할 수 있는 일이 눈물뿐이라는 게 참
오늘 같은 낮에
유스퀘이크 벽에 걸린 종이에
‘유서’라고 쓰며 돌아왔고
이 글의 첫 문장은 가던 길에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