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과 탐독

by Glenn


혼자 걷다가

눈물이 고이는 가사는

다음과 같다


모두 다 받았죠

그냥 있어준 것 만으로


......


지인이라는 우연과

독자라는 형벌 속에서

후자 선정은 경청과 탐독의

거리만큼 아득하고


왜 태양신의 지위에 당신을 추대했을까

50억년 동안 불을 꺼뜨리지 않아서?

내 세계에 6번째 멸망을 가져올까봐?

내 손가락에 저주를 걸어 하루종일

일기장의 첫문장을 고민하게 만들어서?

계급을 망각하고 입을 열었던

괘씸한 고백과 농담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누가 일기를 하루 서너번을 쓰나

작은 메모장에 잊을까봐 서둘러 적는

갚을 돈 목록 같은 낱말들


사랑해

눈을 감고 말할 수 있어

듣고 있지 않아도


쓰고 있지만

잉크를 흘리며 선을 그린다 하여

펜촉을 글쓴이라고

부르지는 않으니까


뒷문을 제대로 닫지도 않고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며

도망가고 끌려가고 도구가 되어

주소도 없이 전송버튼도 누르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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