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커리어를 카피라이터로 지내왔지만
수험생 대상의 메시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할인 프로모션 카피 정도였을 거예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메시지는
빈번한 생업의 일부였지만
수험생 자체가 구매력 강한 특정 소비군이
아니다 보니 기업 브랜딩 영역에서조차
적극적으로 언급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시험 본 가까운 지인은 없지만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읽고 나서
조금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정치가의 이름으로도
저런 느낌을 자아낼 수 있구나
방금 곁을 지나간 학생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비대면으로 오늘에 대한
소박한 제 소감을
어쭙잖은 마음을 적은
서신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수능 3교시에
OMR 카드 작성을 실수하고
답안지를 두 번 교체하다
한 번 더 요청 시 퇴실 조치하겠다는
경고를 들었습니다
다리가 시릴 정도로 시험장은 추웠고
점심 이후엔 조금 졸렸어요
뒷자리 어떤 형이
계속 보여 달라고 하기도 했었고
예대 수시 합격한 친구는
같은 교실 다른 학교 학생이
답안지 대리 작성해 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었죠
저는 전날 감기에 걸려 수능 당일
컨디션은 별로였습니다
끝나고 기숙사 친구들과 누구네 집에 가서
뭐 좀 먹고 떠들고 새벽까지
주성치 영화 비디오 틀고
몇몇 애들은 카드 쳤던 것 같고
그전에 피씨방 가서
스타를 좀 하며 애들 기다렸었고
별 거 없죠?
좀 노세요
어른들 말 듣지 말고
당분간은
오랜 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