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는 종종 나와 분리되어서
어떻게 되어도 분리되기 전의 나는
괜찮을 것 같아요
분리되기 전의 나가 온전하다는
또는 여전할 거라는 작은 확신이 들어서
분리된 후의 나는 그만 보내주고 싶어요
너
너는 종종 너와 분리 되어서
어떻게 되어도 분리되기 전의 너는
괜찮을 것 같아요
분리되기 전의 너가 온전하다는
또는 여전할 거라는 작은 확신이 들어서
분리 된 후의 너는 그만 보내주고 싶어요
세분화된 자각은 선이 없어요
선이 없는 자각은 중력을 분산시킵니다
서로 다른 중력 안에서
서로 다른 내가 서로 다른 말을 해요
자아들이 모두 텍스트로
자신을 표현하려 할 때
성대가 여럿인 문장은 다르게 적어요
먼저 쓴 자아의 원문을
나중에 개입한 자아가 뒤바꾸기도 하고
그렇게 원문의 원래 목소리가 바뀌기도 하고
형식이 의도를 바꾸기도 하고
수정이 핵심을 바꾸기도 합니다
자아들은 부딪치고 쓰고 줄을 바꾸며
밑으로 내리거나 괄호 또는 말줄임표로
분쟁을 흐릿하게 뭉개려 해요
하나의 플랫폼이 있는가
자아와 자아 사이의 허브는 있지만
모든 자아를 하나로 모아
교통정리를 하는 플랫폼의 유무는 모르겠어요
자아들은 서로 밀접하게 붙어 있고
서로의 의견과 표현에 긴밀하게 관여하며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모두 은근히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애씁니다
과거와 분리되고 미래를 바꾸려고
현재를 돌아보고 후회를 억제하고
해석에 집중하고 변수를 제어하며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고 견고히 나아가요
과거로부터 배우려고 다들 애씁니다
모두가 단숨에 죽지 않으려고 상황을 주시하고
동시에 각자의 욕망을 부여잡고
능동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실행해요
고요에 적응하고
파동에 주의하며
어둠을 사랑하고
슬픔을 사랑해요
특정 대상에 집중할 때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만
특정 대상의 정체를 여전히 자신과 혼동하며
과거의 쓴 것들을 다시 읽고 쓸 때와 다르게 해석하며
영원히 결론에 이르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