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혼자서 좋아하고 있다는 감각을 좋아한다
좋아한다의 연결 고리는 조금 느슨한 표현이고
좋아한다의 연쇄 폭발 정도로 칭하고 싶기도 하다
이곳에 공감을 목적으로 쓰는 글은 없지만
아마 이런 몰입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는
다수에게는 매우 고요한 즐거움으로 각인되고
발생 빈도는 매우 낮고 희귀할 것이다
이런 감각의 경험에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마치 우연히 마주한 일식처럼
개인의 의지와 지속 가능한 노력으로 될 게 아니라서
여러 우연이 행성의 그림자가 서로를 가리듯
벌어지는 일이라서 무엇보다 시간이 없다
이런 기회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준이고 중력이며
그 영향력의 각도에 맞춰 몸과 정신을
신중하고 섬세하게 기울여야 한다
익숙해지는 순간
긴장은 쇠퇴하고
모서리는 마모되어 둥글어지며
집중력은 분산될 기미를 보인다
밤이 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인류 최후의 구경거리처럼 노을을 보는 시선으로
스며든 빛이 사라지기 전에
온도와 색을 훔쳐 흰 종이에 옮긴다
이런 글을 쓰는 아주 잠깐의 즐거움은
결코 다시는 돌아오지도 반복되지도
않을 거라고 되뇌며
사람에게도 이런 느낌을 종종 받는다
우린 모두 뼈와 살이 가루가 되어 모두 사라지고
그전에 구름과 돌 아래에서 잠시
마주 보다가 지나가는 거라고
서로의 색을 기억하고
단어와 문장으로 옮겨
유리병에 담는다
너는 몰라도
나는 기억해
너가 기억한다는 걸 알아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걸
너가 결고 잊지 않을 거라는 걸
우린 같은 중력 위에 있지만
너무 멀리 있어 보이거나 닿지 않고
힘껏 손을 흔들어도 느껴지지 않아서
그저 짐작만 하고 있다
어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떤 시간을 지날 때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겠지만
혼자서 뭔가를 좋아하고 있었을 거라고
고요히 즐거워하며
다시 오지 않을 일식처럼 아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