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지만 끝난 것 같았다
끝난 것 같지만 잘 모르고 있었다
시작도 한 적 없는데 착각한 건 아닌지
진짜 착각은 아주 오래전 아닌가
대체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 데
너희가 안 만났으면 난 생일이 없을 텐데
죄책감도 없어? 사과도 하지 마
기꺼이 산채로 벌을 받아
괜히 존재하게 되어서
쓸데없이 우는 척 기도했어
알아듣지도 못하는 괴성 사이에서
본 적 없는 신원 미상 백인 남성 이미지와
나무토막 앞에 걸고 잘못했다고 했지
뭘 느꼈나 기쁨 행복 사랑 소망 복수 연민
비교는 피했지만 뇌를 다친 것 같아
제때 흉기가 있었다면 여럿 해쳤겠지
혀를 뻗어 귀를 베어낼 거야
끝나는 것 없이 시작도 없었으니
원본으로 돌려내
시계를 잃어버려서
너 없는 때와 장소가 소멸했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혼자였던 세계로
(hidden track)
그런 세계는 없었어
나는 망상과 경험의 차이를 여전히 분간 못하고
허구를 그리움에 끼워 넣은 후 우기고 있어
느낌을 촉감처럼 섬기며
손바닥에 못자국이라도 남은 것처럼
믿지 않으려는 다른 나를 비웃으며
애쓰지 마, 귀여우면 게임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