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게 있고
어떤 것들은 영원히 그러겠지
아름답고 닿지 못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생각해서 닳아버렸나
너무 닳아 눈이 멀고
귀가 닫혀 혀가 굳고
어떤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어떤 목소리에게
말하는 법도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서 계속 아무런 말이나 해도
여전히 들리지 않아서 계속 두려워
우리가 사라지고 있어
한때는 느낌인 줄 알았지
날이 지나며 피부가 떨어져 나가는
자연스러움인 줄 알았지
과거가 더 이상 동시대와 닿지 못하고
회상에 머무르며 각자 다르게 해석될 때
서로의 오해를 비교할 시간이 오기나 할까
그때까지 부고를 운 좋게 피할 수 있을까
못다 한 말들끼리 손을 잡고 무덤으로 향할 때
다음 생애 따위 약속하지 말자며 찡긋할 때
혼잣말을 하며 잠들 때
어둠 속을 걷다가 탄식할 때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겨우 이 정도의 정성으로
말하지 못한 게 너무 많고
어떤 것들은 영원히 그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