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I stand for you
지금 내가 관통하는 문제들엔 별 대안이 없고 의지도 약하다. 늘 겪는 과정의 일부고 겪을 때마다 이렇다. 기분이 좋을 리 없고 이런 기분에 아랑곳하지 않고 좋아했던 뮤지션이 세상을 떠난다. 그를 직접 만난 적도 말을 나눈 적도 없지만 그의 노래들을 한때 격하게 사랑했었다. 그 시절 겪은 감정의 풍파들과 그가 만든 음악들이 뒤섞여 있었다. 그게 오래 기억에 남아, 비슷한 감정에 휩싸일 적마다 그의 가사들도 선율들에도 같이 휩싸인다. 집 한 곳에 켜켜이 꽂힌 몇 장의 앨범과 이런 감상들로 팬이었다 자처하긴 낯부끄럽다.
음악이 주는 위로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의 음악들은 몹시도 더 그랬다. 처한 문제를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계속 묻고 자문하고 마치 힘든 질문으로 답 자체의 부담을 덜어내려는 것 같았다. 문제의 본질도 답의 방향도 내가 누군지도 가닥이 잡히지 않는 난처한 상황 속에서 그의 음악들은 다른 것들보다 깊고 또는 과한 제스처들로 현재의 나를 대신 표현해줬다. 계몽하거나 징징대지 않았다. 이런 영향은 그가 떠나기 전이나 후에도 다르지 않겠지만, 동시대에 직접 이런 정서적인 채무에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한 건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나는 대체되지 못할 위안을 얻은 부분이 있고 이에 대해 별다른 도리를 전하지 않았으니까.
그가 남긴 음악들은 그가 아니고, 그는 그의 음악들과 달랐을지 언정 그의 존재는 지금까지 내 삶의 일부에 작용하여 인상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금까지의 개인적 세계관을 구축함에 있어,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의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많은 부분에 스며들었다. 그가 다른 자리에서 남긴 말과 글보다 앨범과 곡들에 담긴 것들로 인한 소산이었다. 무엇보다 (이제는 유산이 되어버린) 그의 노래들을 들으며 행복했다. 앞으로도 그가 남긴 것들에 대한 감상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도 단언할 수도 없다. 다만 고마울 뿐이다. 서툴게 적는다.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