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신과 죄인들

라이언 쿠글러 감독. 씨너스: 죄인들

by Glenn

백인들이

돈을 쥔 흑인을 때리고 성기를 자르는 시대

지금도 그래도 된다고 여기는 자들이

대낮에 거리에서 자국민을 총으로 죽이고 있고

백린탄으로 아이들의 얼굴을 녹이고 있고


스모크(마이클 B 조던)는 시카고에서

거하게 훔친 술로 술집을 열고 오픈 파티를 벌인다

주인부터 직원, 모든 손님까지 흑인이었고

모두 가족이자 친구이자 지인이었다

단 한 명의 백인마저 흑인 혈통이었다

흑인 제한 구역이 넘쳐났듯

그곳은 그들에게 백인 제한 구역이었다

태어난 이유가 죄가 되는 사람들

살기 위해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자들

피부색이 죄가 되는 자들

그들에게 블루스는 회개가 아닌 앞으로도

나의 길을 가겠다는 저항의 선언이었다

울지 못해 대신 불러야 하는 기도문이었다

여기 모인 우리는 여전히 죽은 자들과

함께 있다는 제사였다

밤공기를 가르며 별을 깨울 듯이

블루스는 울려 퍼진다


세 마리의 하얀 짐승들이 뒤집어진 눈깔을 하고

배시시 웃으며 송곳니를 세운 채 다가온다


백인 세 마리가 그날 모인

흑인 동네 사람들 전부의 목덜미를 찢는다

흑과 백은 피의 굶주림으로 하나가 되었을까


저 빌어먹을 음악이 KKK와

노예로 취급받던 흑인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었다

심금을 울릴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과 목소리로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조상과 상관없는

단 하나의 색처럼 보였다

하나로 불타오르고

어둠 속에서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피에 굶주린 백인들은

흑인들을 모두 도살하고

동양인과 그들의 자녀들도 씨를 말릴 작정이었다

서로의 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며

증오와 혐오의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었다

엄마는 딸을 구하기 위해

적의 심장을 찢으며 타 죽었고

백인은 타 죽기 전까지

흑인의 목덜미를 놓지 않았다


음악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종이었다

음악의 생명력은 피부색을 따지지 않았다

흑인이 부른 블루스가 좋아서 시작된

피와 불의 의식이었고

죽어서도 당당히 찾아와서

다시 만지게 하는 힘이 음악에 있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눈에 띄는 모두가 자신을 죽일 거라는

위협에 시달리는 삶, 역사 그리고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을 뒤섞어

화학반응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음악이라는 촉매제


모두가 늙어 죽거나

이미 죽어서도 남의 피를 마시며

살아있는 척 해도

음악은 음악 이상의 존재가 되어

어딘가에서 여유로이

태양과 조명을 쬐고 있을 것이다


신이 있다면 그렇게

존재할 것이다. 아랑곳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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