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 감독. 카페 소사이어티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순수한 남자, 바비를 만나고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보니를 만난다. 보니는 배우의 꿈을 안고 할리우드에 왔다가 그들의 속물적인 행태에 질려버린 상황이었고, 바비는 빈털터리로 할리우드에 와서 잘 나가는 삼촌 믿고 안착해보려는 상황이었다. 바비가 보니를 만나 첫눈에 반했을 적에도 이미 보니는 바비의 삼촌, 필(스티브가렐)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니와 필이 처음 마주친 순간에도 필은 이미 결혼 20년이 된 유부남이었으니 당사자들에겐 로맨스겠지만 결국 한쪽 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필이 가정을 깨지 못해 보니와 이별을 선언했을 때, 마스카라가 번진 눈덩이로 보니가 달려간 곳은 바비의 거처였다. 바비는 솔직하게 말한다. 그대에겐 안된 일이지만 나에겐 잘된 일이라고. 그렇게 바비와 보니는 본격적으로 가까워진다. 결혼을 약속하고 할리우드를 떠날 계획을 잡을 정도로. 보니는 이미 할리우드가 지긋지긋해진 상황이었고 바비 역시 굳이 할리우드에 목을 걸 필요가 없었다. 뉴욕으로 돌아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다. 바비의 형편은 여전히 넉넉하지 못했지만, 보니와 함께라면 안정적이고 행복한 앞날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보니는 흔들리고 있었다. 바비에게 남은 생을 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필은 이혼한다. 보니를 여전히 잊지 못했고 늘 날카로워져 있었다. 보니와 다시 시작하고 싶었고 유일한 장애물은 바비였다. 삼촌과 조카가 한 여자를 둘러싸고 있었다. 보니는 갈등하지만 선택한다. 필과 결혼하기로.
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니와 바비는 다시 만난다. 보니의 곁에는 여전히 필이 있었지만 바비의 눈에 보니는 예전 같지 않았다. 보니가 싫어하던, 허영과 허세로 가득 찬 할리우드의 속물이 되어 있었다. 속물로 가득했던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보석처럼 빛나던 보니였는데, 바비는 실망을 금치 못한다. 외모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보니는 그런 여자들과 달랐으니까.
보니도 그런 자신을 알고 있었다. 변했음을. 자신이 그런 세계에 적응하고 받아들였음을. 그래서 다시 바비를 만났을 때 -과거의 바비와 만나던- 과거의 자신이 그리워졌는지 둘은 다시 점점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알게 된다. 너무 멀리 돌아왔음을. 보니는 여전히 헌신적인 남편이 있었고 바비에겐 둘째를 임신한, 어쩌면 보니보다 더 수려한 외모를 지닌 부인이 있었다. 부인(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이름 역시 보니였고, 이는 바비가 평생 사랑하는 여자가 누군지 암시해주었지만 거기까지 였다. 둘은 필처럼 모험을 원하지 않았고 지금의 행복을 깨고 싶지 않았다. 둘은 거기까지 였다. 한때 사랑했고 잊지 못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없을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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