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감독. 차이나타운
엄마가 낳지 않은 아이가
엄마에게 왔다
누군가 버린 아이
다시 버렸고
다시 왔다
그렇게 누구도 원치 않은
암묵적 합의가 성립되었다
아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았다
유리를 문 사내의 아구창을 날려 씹창을 내고
엄마는 아이에게 계속 그런 기회를 제공했다
마치 자신과 같은 생명인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사지로 내몰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의 목을 긋고
배를 가르고 장기를 꺼내어 팔았다
이게 우리가 먹고사는 법이라고
칼과 피로 가르쳤다
아이는 그렇게 순종과 증오를 배웠고
식구를 죽이는 법을 습득했다
목적이 달라진 상황에서
식구는 적이었고
식구의 존속을 불안하게 하는 이상
아이도 식구의 적일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오래전 유언처럼 이야기했었다
엄마를 제 손으로 죽였다고
아이는 그때부터 엄마는 언젠가
자신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죽을 짓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채야 했을까
같은 밥상에서 짜장면을 먹던
엄마와 아이는
마지막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칼과 피의 의식을 치른다
엄마의 몸속 깊이 날이 박힌다
피가 흐르고 엄마는 재촉한다
멈추지 말라고
그렇게 칼은 더 깊이 더 깊이 들어간다
순간 아이는 엄마와 비로소
온전한 교집합을 형성한다
엄마를 죽인 여자들
아이(김고은)는 새 삶의 기회를 부여 받음에도
모든 것을 잃은 늪 속에 머문다
자신이 죽인 엄마(김혜수)와 같은 삶을
이어간다
언젠가 자신을 죽일
다음 아이를 기다리며
꺼져가는 생명들 속에서
인간을 팔고
자신을 팔며
그렇게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