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비아저씨 수고하셨씁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경비아저씨가 계신다.
아저씨보다는 할아버지라고 할 만한 연세를 갖고 계신다.
개구쟁이 아이지만 겁도 많은 아이라 경비실에 자주 들락거린다.
축구하다가 목마를 때도 가고, 엄마 심부름으로 재활용 딱지 붙이러가고
쓰레기 버리며 엄마 뒷담(?)하러도 간다.
붙임성이 좋은 아이지만 겁이 많아 어떤 날은 아저씨에게 같이 엘리베이터 타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
물론 나도 신세를 자주 졌다. 무거운 짐 들고 가면 먼저 와서 엘리베티어 눌러주신다
책을 몇 박스 들고 가면 뛰어오시며 하나씩 옮겨주시며 덕담을 해주신다.
"참 부지러하고 좋은 일하며 돈 버네. "
"애들이 잘 크겠어. 엄마가 이렇게 밝아서"
오래된 아파트라 이것저것 부서져 조언이 필요할 때도 잘 설명해주신다.
설명뿐이랴, 도와줄러 손수 올라와 우리 아빠처럼 도와주셨다.
경비아저씨가 한 분만 있는게 아니라 교대도 자주 하시기 떄문에
난 크게 신경쓰며 본 적은 없다.
누가 되든 인사하고 공적이지면 조금은 친분을 두고 지낸거 같다.
어느 날 아이가 시무룩하게 들어왔다.
"엄마, 아저씨가 다음주부터 안나오신데요"
"왜?"
" 아파트에서 아저씨 나이가 많다고 그만 나오라고 했데요"
아....정년퇴임을 하시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하고 넘어갔다.
잠시 소파에서 시무룩하던 아이는 대뜸 용돈으로 사발면을 사왔다
"집에 라면 있는데? 왜??"
"아! 아저씨랑 가서 먹으려구요"
".....?"
" 제가 그 동안 아저씨랑 엄청 친했거든요. 근데 비싼 건 제가 못해드리구요.
아저씨도 어릴 때 라면 좋아하셨다고 했어요"
아이는 사발면을 두 개 들고 경비실에 내려갔다.
집에서 내려다보니 아이는 신나게 경비초소를 두드리고 아저씨에게 들어갔다.
한참만에 돌아온 아이는 다소 밝은 표정이었다.
" 서운하긴 한데요. 아저씨랑 핸드폰 번호 교환했어요. 자주 연락하래요
아저씨는 제가 궁금할 거 같데요. 저도 아저씨가 궁금할 거 같아요"
나와는 마음을 쓰는 방법이 다른 아이이다.
아이는 그 뒤로 한동안 아저씨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며 보여주었다.
등산다녀온 사진도 보내주시고, 아이는 학교에서 만든 화병을 찍어서 보내기도 했다.
문자로 응원도 해주시고, 아이는 일상을 보내며 '보고싶다'는 문자를 자주했다.
나중에 아이에게 들었다.
엄마한테 혼나고 가도 아저씨가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단다.
알사탕을 주시며 엄마 말 잘 들으라고 했단다.
엄마의 마음을 아저씨가 잘 설명해줘서 자기가 가출(?)을 하지 앟았다고 한다.
밤에 엘리베이터가 무서우면 아저씨가 손을 꼭 잡고 올라와주셨다고 한다.
부모님이 훌륭한 분이니 넌 꼭 훌륭하게 클거라고 믿는다고 하셨단다.
아이를 키울 때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느꼈다.
사람이 되는 데는 지식보다 지혜가 필요하고,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다.
사람이 되기까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나이를 불문하고 직업을 불문하고 어울리고 공감하는 방법을 아이를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