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공이 쌓이는 순간
겨울방학을 하고 애들도 점점 늘어진다.
날이 추워지니 독감으로 자빠진 아이들도 많다.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책 읽기도 한 템포 쉬게 된다.
그러나 그걸 두고 볼 내가 아니었다.
아이들의 추억을 떠올려야 한다.
아이들의 그 내공을 다시 몸이 기억나게 해야한다.
책에 나온 어휘로 말을 걸어본다
"광화문 앞에 월대를 본 적 있어?"
"너른 바위 위에 앉아봤어?"
"근데 그 너른 바위를 어디서 찾아요? 어떻게 생겼어요?"
"아! 아까 은호가 쉬어갈 수 있던 게 너른 바위때문이구나"
이렇게 아이들 관심을 끌면 일단계 성공.
"나는 광화문 뒤에 경복궁만 봤지, 광화문 월대를 제대로 안봤어"
"저는 그 현판 읽어봤어요, 거꾸로 읽어야하던데요"
아이들이 이쁘고 기특한 이유는 금방 예전으로 돌아온다.
다시 호기심이 발동하고 책에 빠져 서로 수다 삼매에 빠진다.
조금만 건드려주면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신이 나고 바쁘게 이야기한다.
수업 마무리에 감상을 적으며 한 아이가 이야기한다.
"근데요 책 재미없었는데, 다시 재미있어졌어요"
"나도! 집에 가서 지난 번 읽던 소설 마무리해야겠다. 궁금해졌어"
주기적으로 책을 읽던 아이들은 금새 돌아와 다시 자기 읽기 근육을 다진다.
이 내공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자기만의 패턴과 흐름을 되찾은 아이들은 들어올 때는 끌려오던 발걸음이었지만
나갈 떄는 통통 뛰는 듯한 소리를 내며 나갔다
서로 뭐 읽을 건지, 추리 소설 중 이런 부분이 재미있는 거 추천해달라느니
의학과 살인사건이 겸한 소설을 읽었다느니 하며 돌아갔다
그래, 그렇게 쉬었다가 돌아왔다 하며 지내자. 그게 너희를 더 풍성하게 해줄거야.
그리고 너희들을 더 단단하게 묶어주더라.
가다가 한 친구가 옆 친구에게 말했다,
"근데 너가 이야기해주니깐 나도 그 책 읽고 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