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꿈이 있어야할 필요는 없다
어릴 적 만화방에 다녀오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나는 꿈이 없었다.
의사는 환자만 보다가 죽을테구
변호사 검사는 죄인만 보다가 죽을테구
대통령도.....뭐, 아무도 잘했다고 박수치는 사람을 뉴스에서 못봤다.
선생님은....애들이 듣기 싫은 소리만 하구
그래서
난
꿈이 없었다.
지금 시대에 태어난 게 아니라 생활기록부에 꿈을 매번 적어야 하는 압박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꿈이 없다고 말하면 선생님이 좀 한심하게 보신 거 같다.
중학교 때 꿈이....없었다.
뭐라도 적으라고 하는데, 뭐라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공부를 안했냐구?
아니다.
딱히 공부 안한다고 뭐 재미난 거 없던 시절같다.
그냥 했다.
옆에 친구도 하고, 앞에 친구도 하고, 때론 잘하면 칭찬도 듣고, 나쁘지 않았다.
학창시절 꿈이 없다고 우울했냐구? 그렇지는 않았다.
누구도 내 꿈이 궁금하지 않았고, 꿈이 없다고 내 하루가 불행한 건 아니었다.
대학을 가고 과를 정할 때도 대단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과를 정해서 갔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
안가봤기 때문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뭘 공부하고 무슨 경험을 할지 내가 어찌 안담....
대학생활을 요란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나하고 맞는 공부였던 기억이 난다.
결혼 후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하게 된 나.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그 '꿈'이다.
"쌤, 저는 꿈이 없어요, 다들 달리는 데 전 목적지가 없어요"
"저는 쓸모 없는 인간인가봐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목표가 없으니 달릴 이유를 모르겠어요"
"......글쎄, 나도 그 '꿈' 없이 산 거 같은데..그렇다고 쓸모 없다고 느낀 적은 없어"
"꿈이 없으면 공부할 이유가 없잖아요"
" 무슨 상관이지? 학생이니깐 공부하는거지."
" 가고 싶은 대학이 없어요"
"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고 말해봐"
" 이걸 왜 견뎌야하는지 모르겠어요"
" 견뎌보고 말해봐 견딜 능력을 키워보고 말해봐"
정답은 모르겠지만, 내가 아이들과 하던 이야기이다.
그 꿈이 없어서 이 감사한 하루를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 싶어서다.
"그래서 내가 옆에 있잖아. 같이 견뎌보자구. 그거 나쁘지 않아 ^^ 해봐 별거 아닌데 기분 그거 괜찮을걸"
이렇게 만난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며
드디어 나에게 작은 '꿈'이 용트름을 하기 시작했다.
"쌤! 저 이번에 이거 해보려구요"
"쌤, 그냥 하니깐 되던데요"
"저...오늘 너무 속상해요. 그런데 쌤한테 말해봐야지 하고 오다보니 기분이 좋아요"
"아....이게 해보니깐 기분이 디게 좋네요"
"꿈 그거 저도 가다보면 뭐가 나오겠죠?"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내 안에 뭔가 꿈틀거렸다.
이 아이들이 사는 세상도 녹록하지 않을거다.
내가 어떤 면으로든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있던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같은 결을 유지했으면 그리고 그 결의 아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힘이 들 때 내가 벽이 되주고 싶다.
울고 갈 수 있고, 밥 먹을 수 있고, 안아달라고 할 수 있는 곳,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곳,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쌤이면 좋겠다.
그러려면 난 늘 공부해야한다. 내가 잘하는 걸 더 발전시키려고 부단히 애써야한다.
돈도 벌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힘들 때 걱정 없이 밥을 살 수 있다.
트렌드도 읽어야 한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무뎌지면 안된다.
자빠지면 같이 일어날 수 있게 근력운동도 해야한다.
"애들아. 꿈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 난 지금 너희 덕에 꿈이 생겼어.
살다보면 그렇게 너희도 모르는 새 꿈이 다가올거야. 그 떄를 위해 준비하는 거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고 힘이 되어준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백한다.
"고맙다. 내가 이 땅에 내려온 이유를 그리고 삶을 지속할 힘을 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