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부스터의 3번째 매트리스 개발을 시작합니다.
슬립부스터 체험관에는 지난 1년 동안
1,000팀이 방문했고,
그중 450팀이 구매를 했다.
“나머지 550팀은 왜 우리 매트리스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이 질문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매달 미구매 사유를 하나씩 정리했고,
고객 한 분 한 분의 선택 이유를 최대한 직접 확인했다.
정리해보면 대략 이랬다
- 약 25% 각종 프로모션, 사은품, 할인 혜택으로 타 브랜드를 선택한 경우
- 약 20% “나는 더 탄탄한 매트리스가 좋다”며 느낌 불만족을 표시한 경우
- 약 5% 예산 문제
- 약 5% 이사 일정 변경, 구매 시점 보류 등 분류가 애매한 경우
우리가 컨트롤 하기 어려운 부분은,
프로모션으로 타 브랜드를 선택한 고객들이었다.
고객들에게 타브랜드를 물어보고,
왜 선택했는지 물어봤다.
사은품이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혜택이 쏟아지는 브랜드들이 대부분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가 대부분이였다.
백화점 수수료만 최소 35% 이상,
상시 상주 인력 고용, 마케팅, 인테리어까지 감안하면
과연 제품의 원가는 얼마나 투자가 되었을까,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영업이익률은 얼마나 나올까...
큰 브랜드가 고객에게 챙겨주는 혜택은,
진짜 혜택이 맞는걸까?
오롯이 생존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제품들을 계속 만들어내기 위해...
망하지 않기 위해 생존최적화를 하며,
고정비를 줄이고 줄여 체험관을 운영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도 어렵고,
실행하기도 어려운 전략이다.
(1년 365일 초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회사들...)
원래의 제품 가격이, 할인한 가격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처럼 느껴졌다.
생각을 정리하자, 한 번 더 우리 고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눈속임 프로모션을 꿰뚫어볼 줄 아는,
굉장히 스마트한 사람들이구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알려져있지 않은 우리 브랜드까지 찾아볼 정도의 호기심과 열정...!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어디에서든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튼, 초특가 프로모션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해결 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다른 지점에 있다.
구매하지 않은 고객 중 약 20%가 명확하게 말한 문제.
저는 더 '탄탄한' 매트리스를 원해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도 이렇게 믿고 있다.
- 탄탄한 매트리스는 체압을 분산시키지 못하고
- 허리에 압점을 만들고
- 결국 통증을 해결하지 못한다
실제로 매트리스 관련 연구들에서도
가장 편안하다고 평가되는 매트리스는 대체로 너무 단단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중립 자세 유지, 체압 분산 기준)
당장 우리만 봐도 그렇다.
디스크가 있는 형준님, 나, 그리고 우리 와이프까지.
단단한 매트리스나 바닥에서 자면
다음 날 허리를 부여잡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를 선택한 45% 의 고객님들의 선택과
100% 만족도를 보더라도...
우리의 생각이 맞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걸 더 잘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야기가 계속 반복해서 들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체험관을 나가며 남기는 쓸쓸한 미소, “슬립부스터에 탄탄한 매트리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들.
그 목소리가 쌓일수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고객의 문제일까,
아니면 내 고집일까?
매트리스의 편안함은, 생각보다 훨씬 주관적이다
매트리스를 오래동안 팔아오면서,
그리고 슬립부스터를 시작하기 전
여러 조직에서 겪었던 경험까지 떠올려보면
한 가지는 분명했다.
매트리스의 편안함은 굉장히 주관적이다.
A가 편한 사람이 있고
B가 편한 사람도 있다
절대적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제품은 없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품은 못 만들지라도,
브랜드는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슬립부스터를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침대를 사러 오는 게 아니다.
불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통증 없는 아침을 원해서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살고 싶어서
그 목적은 모두 같다.
그렇다면,
탄탄함을 원하는 고객들의 불면 역시
우리가 외면하면 안 되는 문제 아닐까?
탄탄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원하는 느낌은 유지하되,
체압분산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허리가 편안한 매트리스를
우리가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몇 년 동안 붙잡고 있던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다.
탄탄함을 추구하는 고객까지 만족시킬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탄탄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체압을 분산시키고
허리가 편한 매트리스를 만들자.
이질감 없이 쓸 수 있고,
심리적 안정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몸은 편안해지는 매트리스.
탄탄한 매트리스 개발을 시작한 이유다.
우리가 선택한 방향
2025년은 기적같은 한 해였다.
슬립부스터를 믿고 선택해주신 고객님들 덕분에
이제는 “회사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더 좋은 사무실로 갈까?
방이 많은 체험관을 만들까?
고연봉의 유능한 팀원을 뽑을까?
다른 것에 더 투자할까도 고민했지만,
우리는 아직 만들고 싶은 제품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같은 건물의, 약간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했다(열심히 체험관을 꾸미는 중)
남은 자원은 모두 수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 개발에 쓰기로
2024년에 만든 매트리스가, 2025년에 사랑을 받았고,
2025년에 만든 토퍼도, 서서히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토퍼 내에서는 비교 불가 수준으로 편함!)
2026년 올해는 다른 것보다 제품 개발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로 했다.
3개의 라인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1) 탄탄한 매트리스
2) 베개
3) 수면에 도움이 되는 침구
세 제품 모두, 이미 개발 중입니다!
p.s.
무서운 체험관을 옮겼으면 한다는 피드백을 주신 고객님들.. 정말 죄송합니다. 여전히 건물 복도는 어색하지만, 체험관 안은 슬립부스터 색깔이 듬뿍 담긴 멋진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