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생선가게 앞에 섰다
고등어가 통통한 게 무지갯빛으로 반짝인다
그 옆에 은갈치도 날렵하게 실하다
남편은 고등어를 좋아하고 나는 싫어한다
나는 갈치를 좋아하고 남편은 그저 그렇다
고등어 살까 갈치 살까
오늘따라 같이 가자고 나선 남편이 얄궂다
고등어에 눈길주는 남편의 시선을 무시하고
갈치 주세요 해버린다
고등어는 다음 장날 사 먹자
그러지 뭐
시큰둥한 대답이 돌아온다
남편 입맛에만 맞춰 살아온 세월도 있는데
그까짓 고등어 한 마리 좀 양보하지
무넣고 갈치 넣고 빨간 양념 범벅을 덮어쓴
칼칼한 갈치조림이 저녁밥상에 올랐다
무조림 기가 막힌다
갈치맛도 기가 막힌다
고등어 사지 않길 잘했지 하면서도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산울림의 노래 가사가 귀에 쟁쟁한 것이
옆구리가 콕콕 찔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