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 노랑이가
새카만 도둑놈풀을 덮어쓰고 왔다
아이고 저 녀석들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분명 퇴비장 너머 잡풀더미에서
쥐잡느라 분주했나 보다
그러게 이 사달이 나기 전에
풀좀 깎아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건만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
저걸 어떡하나
빗질로는 뗄 수 없는 엄청난 양이다
혹여나 피부에 박혀서 부스럼이
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떼줘야 되는데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붙어서
씨앗을 퍼뜨리는 도둑놈풀
영리하기도 하다
진짜 이름은
도깨비풀 또는 도깨비바늘이라고 한다
제 몸에 붙은 가시털이 뭔지도 모른 채
여전히 까맣게 말간 눈으로 쳐다보며
꼬리펠러만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네놈들
가자 가보자
도깨비풀인지
그네들의 삶인지
살아야 할 곳으로 보내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