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퍼붓던 비바람에
감자 줄기가 다 넘어졌다
며칠 전부터 하얀 감자꽃이
소복하니 피었었는데
감자농사 잘 지었다고
우쭐대었었는데
자연이 이렇게 또 심장을
쥐어박는다
아! 아프다
넘어진 감자 줄기들이
햇살 따라 일어서길 기다리며
삽을 들고 북주기를 하러 간다
너의 자생력에 나도 도와줄게
하루하루 맘 졸이며
무사하길 바라지만
하늘도 땅도 바람도 비도
내 맘 같지가 않다
여름 내내 폭폭 한 감자를
쪄 먹을 생각도 물 건너가고
햇빛이 무척이나 그리운 날
감자줄기를 세우고
한 삽을 올리고
또 한 줄기를 세우고
한 삽을 퍼올리며
잡념 없는 노동의 대가는
아픈 심장을 땜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