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수입산, 체리는 토종이 최고!

by 즐란

체리를 너무 좋아하는 친구 남편이 우리 집 체리 맛을 한번 보고는 그 후로 마트에 나오는 수입산 체리는 맛이 없어서 못 사 먹겠다고 한다.

그야 당근 비교가 안될 맛이지요!

체리 묘목을 처음 4그루를 사서 키우다가 벚나무를 대목으로 접목하여 지금은 거의 10그루가 넘게 되었다. 서로 다른 품종끼리 수정을 해야 열매가 맺힐 수 있어서 어떤 것은 단맛만 강하며 또 어떤 것은 새콤달콤하여 품종마다 그 맛도 다 달라서 익는 시기가 똑같지 않다. 특히 새콤한

맛보다 단맛만 강한 체리는 파란 열매가 빨갛게 익어감과 동시에 직박구리의 제1표적이 되어 우리가 맛볼 겨를이 없을 정도로 다 쪼아 먹어댄다.



직박구리는 까치보다는 작은 덩치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새들보다 부리가 조금 더 길어서 체리나 복숭아, 목련, 꽃 등 쪼아 먹는 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나도 먹고 너도 먹고의 개념이 아니라 제발 나도 좀 먹어보자가 된다. 그래서 반짝이 줄을 매달아 새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해마다 체리가 익어갈 때면 친구의 남편이 전화가 온다. “내 체리 잘 크고 있어요?” 하고.

올해도 삼겹살을 잔뜩 사 들고 쳐들어 올 것이다.

이곳 우리 집에 손님이 왔다 갈 때면 나는 항상 친정엄마의 심정이 된다. 옛날 친정집을 들렀다가 오는 날은 바리바리 두 손 가득 엄마의 음식이 손에 들려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나이쯤이면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신 친구가 많다 보니 내가 그 대역을 열심히 맡고 싶어지는 일종의 병이다.


텃밭에 널려있는 상추며 열무며 제철 장아찌까지 꺼내서 봉투 봉투 담아서 보내야 내 속이 편안하다. 오는 손님 빈 손 들려 보내기엔 텃밭 인심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받은 사람은 또 그 이 입장대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다음번 들를 땐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오는 이 반복되는 인심이 싫지가 않다.


내가 무언가를 남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것..

그것이 체리든 위로하는 말 한마디든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보물 중 보물이다. 그렇게 또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체리를 잔뜩 가져가며 행복해하는 친구 남편의 입이 찢어질 걸 생각하고 체리나무에 정성을 한 줌 더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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