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휴대폰이 안 터지는 곳이 별로 없다.

by 즐란

요즘은 휴대폰이 안 터지는 곳이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아주 깊은 산중을 제외하고 사람 사는 곳이면 거의 다 통화가 가능하다.

11년 전 산골에 집을 지어 이사를 하고 보니 집안에서는 휴대폰이 터지지 않았다.

거실 문을 열고 마당으로 머리만 쏙 내밀면 통화가 되는 그런 웃긴 상황이었다.

어차피 동네에는 kt회선만 들어오고 있었고 다른 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없었다.

인터넷 전선도 주 도로에서 우리 집 도로까지 전봇대 네 개를 자비로 설치하여 끌어들였다.

인터넷은 그렇게 해결이 되었지만 집안에서 휴대폰이 안 터지니 너무 불편했다.


그때 인터넷 기사님이 kt서비스 센터에 휴대폰 통화 불량으로 접수하면 요금 할인 혜택이 있다는 정보를 주셨다.

그 후 우리는 매달 인터넷, tv, 집전화, 휴대폰 결합 상품에 해당하는 할인 외에 통화 서비스 불량으로 월 만원의 감량 혜택을 2년 동안 더 받았다.

2년 후 휴대폰 실내 안테나를 kt 측에서 달아줘서 지금은 방 구석구석에서 통화가 가능하며 물론 혜택 없는 정상 요금을 내고 있다.

며칠 전 마을의 인터넷 선이 드디어 광랜으로 바뀐다며 3일 동안 마을 전체 대대적인 작업을 하였다.






그동안 인터넷이 자주 끊기고 속도가 느려서 광랜으로 좀 바꿔달라고 수차례 신청해도 계획에 없다고 거절당하기 일쑤였는데 이게 웬일?

사용하던 선은 다 철거를 하고 비까지 오는 그날 기사님 두 분이서 집안까지 광랜을 연결해 주시느라 너무 많은 고생을 하고 가셨다.

우리는 우리대로 드디어 우리 집에도 광랜이 깔렸네!

이젠 끊김 현상이 없을 것이고 속도도 엄청 빨라진다니 이런 기쁜 날 비도 오겠다 통닭 한 마리 시켜 먹고 자축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남들이 보면 ’그깟 일로‘ 하겠지만 이곳에선 절대 그깟 일로 치부될 수 없는 그동안의 숙원이었다.

이런 산골에도 광랜이 들어오고 휴대폰이 팡팡 잘 터지는 우리 동네 참 살기 좋은 곳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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