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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a Oct 26. 2020

심즈4 게임으로 부모님의 집을 만들어보았습니다. #2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렸습니다. #6

돌아가신 나의 친부께서는 늘 화(火)가 가득차신 분이셨지만 항상 희망에 가득찬 분이셨다.

당신 나이대의 누군가라면 '삶을 마무리할 준비, 물러날 준비'같은것을 입버릇처럼 달고살며 귀찮은 일 같은것은 멀리했지만 그분은 항상 그런 동년배를 되려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사람은 잘 될 희망이 없어서그래."


정작 당신은 하루하루 수만가지 사건사고들을 정면으로 맞아가면서도 다른사람의 절망을 보셨던 것을 보면 그것은 그만두고 싶을때 본인을 채찍질하는 자기 최면 같은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희망찬 미래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저 가족을 사랑하고 눈앞에 벌어진 일들에 웃고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오답은 아니니까.

아버지와 전혀 반대쪽의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시는 두분들 (지난 포스팅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저의 어머니와 또다른 아버지입니다.)

전원주택에서 삶의 황혼을 함께바라보는 두분을 SIMS4로 구현해보았다

두분의 삶의 공간을 SIMS 4 (심즈4) 게임으로 구현해보고 관찰해보았다.

대지 160평에 1층 29평, 2층 10평으로 지어진 주택이다. 뒤로 논밭이 펼쳐져 있지만 중형병원과 롯데마트에서 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다. 두분의 연세를 고려했을때 위급한 상황이 펼쳐지는것, 편의시설을 고려했다.


집과 마당을 덮은 태양광 패널은 40kW 용량으로 월에 전력판매수익이 80만원 정도 나오도록 설치되었다. (봄철에는 100만원까지 수익이 나왔지만 올여름 장마철에는 50만원정도의 수익이 발생했다.)


마당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은 마당에 그림자들 드리워주고 비를 막아줌으로써 마당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1층 지붕을 걷어낸 평면



태양광 패널로 덮은 마당에 설치된 원목 테이블(10인용으로 모든 식구들이 다 모여서 잔치를 벌일 수도 있다)과 바베큐, 가마솥 화덕이 놓여있다. 심즈에서 화덕은 구현이 안돼있어서 바베큐그릴을 설치하였다.


전원주택의 문제점 중에 하나는 풀이 많이 자라서 관리가 힘들다는 것인데 태양광 패널과 자갈로 여유면적을 거의 덮어서 잡풀의 성장을 최대한 차단해놓고 볕이 드는 쪽에 어머니가 관리할 수 있는 화단을 배치하였다. 지난 1년간 상추를 토끼처럼 먹어대도 상추가 남았다. 자연의 재생력이란... 실로 어머무시하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나오는 풍경, 신발장이 배치되어있다. 고양이 마이클이 늘 반겨준다.


1층 거실이다. 안방의 면적을 최대한 넓게 잡는 바람에 거실의 폭이 좀 좁아졌지만 두분이서 쉬시기에 큰 불편함이 없는 공간이다. 거실의 넓은 창호를 통해서 보이는 산의 전경도 나쁘지 않다.


안방의 모습, 어느집이나 그렇듯 두분의 TV시청 취향이 전혀 정반대이므로 (아버지는 NFL, 어머니는 임영웅) 어머니가 TV를 보실 수 있도록 방에도 TV가 설치되어있다. 키가 크신 아버지 때문에 침대는 울트라 킹사이즈. 심즈4에서 블라인드를 걷는 방법을 몰라서인지 방이 좀 어둡게 보인다. 안방에서는 양면에 창을 배치해서 늘 환하다.


주방, 해놓고 제일 아쉬운 것중에 하나가 주방이 좁다는 것이었다. 뭐 좁은 느낌이 들 뿐이지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래도 아쉽다. 식탁은 제법 투자를 많이 하셨는데 묵직한 느낌이 드는 대리석 식탁인데 심즈4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 깔맞춤만 한 상태. 보이는 문은 보일러실(세탁기, 건조기)가 위치한 곳이다.


1층 화장실. 화장실과 주방은 한샘에 따로 의뢰를 했는데 한샘의 문제는 처음에는 마음에 들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묘하게 이질감이 드는 문제가 있다. 직접 해본 사람만 느끼는 그런게 있다. 기성복의 문제점같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전원주택 짓는 분들중에 계단 공간이 아까워서 계단을 좁게 하는 분들이 많던데 계단이 좁으면 이상하게 집이 좁게 느껴지는게 있다. 밝은색 톤에 계단 폭을 최대한 넓게해서인지 되려 집이 넓게 느껴디고 계단 아래쪽에는 창고를 배치했다. 지저분한 것들의 저장소.

2층에서 본 계단. 자동 점멸 등을 설치해놔서 움직일때마다 밝은느낌이 들지만 사진이 약간 던전 입구처럼 나왔다. 지금은 아기가 내려가지 못하도록 가드가 설치되어있다.


2층 평면도


2층 거실. 어머니께서 상담을 하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손님들과 다과를 하실 수 있도록 티테이블을 배치했다. 이건 상당히 마음에 든다.

2층 거실. 2층집의 장점은 1/2층이 거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사용가능하다는 것인데, 우리처럼 자녀들이 다 결혼을 한 부모님이라면 층으로 구분된 독립적인 공간이 사위나 며느리가 편하게 쉴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장실과 간단한 싱크대를 배치해서 "안녕히주무세요." 하고 난 다음에는 서로 마주칠 일이 없도록 배치했다. ㅋㅋ


2층의 앞테라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있고 야외조명등이 설치되어있다. 밤에는 거의 항상 켜두는 편. 2층 테라스는 정말 제대로 후회하는 부분인데 전혀 쓸모없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썬룸(유리벽으로 된 공간)을 설치했다면 오히려 공간활용도가 더 좋았을 것을...이라는 후회가 많이 남는다.


2층의 뒷테라스. 이곳도 앞테라스와 같은 후회가 많이 남는 공간이지만, 이곳에는 빗물을 받아서 저장할 물탱크를 놓을 계획이다. 저장된 빗물은 추후 화단물주기, 세차, 미니 수영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심즈4라는 게임이 놀라운 것은 여느 모델링프로그램보다 월등히 간단하면서도 여러 인테리어 용품을 배치할 수 있다는 것.

심(캐릭터)들의 성격을 설정해주면 행동패턴이 놀랍도록 사람과 유사하다는 것.

설계를 할때 사람의 동선설계가 아주 매우 중요한데, 그런것들 역시 미리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확장팩을 다 구입하려면 비용이 꽤 들지만 기본 프로그램만 구입하면 17000원 정도하므로 건축을 계획중인 사람들이라면 한번 해봐도 나쁘지않을것 같다.

건축주가 건축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설계자도 제대로된 설계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설계자가 만능은 아니더라구....


https://youtu.be/SmCilw7Fp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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