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렸습니다. #5
법륜스님의 즉문 즉설에서 누군가 질문을 했다.
"스님 인간이 나고 죽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람이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류의 문명 수천년 동안 지구를 거쳐갔던 수많은 철학자가 던졌던 질문에 대해 스님의 대답은 간단했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는 났으니까 살아가는 것입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고민하다 보면 결론은 죽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진데,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죽는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것이죠. 다람쥐가 태어난 이유를 고민하지 않듯 우리도 그런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삶이란 살아야할 이유가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고, 그저 가족으로 태어났으니 가족이 된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을 때도 있는것 아닐까.
부모님의 집에서 함께사는 다섯식구의 이야기를 잠깐 하고 그저 담담하게 살아가는 이분들의 삶을 심즈4라는 게임으로 엿보았다.
마이클은 열살이 넘은 성묘이다. 간식에는 환장하는 아이인데 우리집은 간식을 신발장에 놓아두는 지라 신발장 문만 열어도 춤을 덩실덩실 춘다. 고양이들의 특성답게 관심이 없는척 하면서도 늘 곁에 맴돌면서 관심을 요구하는 아이. 심즈4 확장팩 "고양이와 강아지"팩을 설치해야 반려동물 심(심즈라는 게임의 아바타같은것)을 만들 수 있다. 거의 유사하다.
아래 영상은 간식에 반응하는 마이클의 모습을 담은것.
https://www.youtube.com/watch?v=vYXvxUMdRXE
금동이는 이제 만 1살이 갓지난 아이다. 시골의 할머니 댁에서 키우던 "백구"(흰색 진돗개)와 이웃에 사는 "코카시안오브차카"(견주는 그렇게 주장함)의 사이에서 태어난 "시고르자브종"으로 유니크한 털색깔과 풍성한 꼬리가 매력적인 아이. 할머니 손에서 몇달 크다가 우리집에 왔는데 할머니는 분명 사랑으로만 키웠다고 하셨지만 사람이 손만 들어도 덩치값못하고 구석으로 숨는 아이.
아래 영상은 금동이와 산책하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HNabAU08WQ
여우는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 길냥이인데 어디서 쳐맞고 반죽음 상태가 돼서 집의 아궁이에 숨어있던것을 발견하고 부모님께서 지극정성으로 치료해서 되살려낸 아이다. 살려놨더니 이제는 집에 아예 눌러앉을 계획으로 보여 부모님께서 그냥 키우기로 결정하셨다. 애교가 애교가 장난이 아닌데다 생긴것도 여우같아서 이름을 "여우"라고 지었다고 함. 시고르자브종코리안숏헤어
두분의 가장 큰 장점은 긍정적이고 항상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를 포기하고 싶었던 수많은 삶의 역경에서도 그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 황혼의 시간을 서로 함께 바라보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 것인지 몸소 보여주신다는 점이다. 심즈의 저 M자탈모 구현은 정말 잔인할 정도로 딱 맞아떨어지는것 같다. 아부지 미안해요ㅋㅋㅋ
심즈4의 경우 케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나름 훌륭해보이는데 아직 똥손이라 디테일한 부분을 완벽히 살리지는 못한것 같다. 시간이 될때마다 들어가서 이 가족을 완벽 구현해볼 계획이다.
아직 먼 이야기이고 생각할때마다 슬프지만 먼 훗날 이분들이 돌아가신다면. 가끔 게임에 들어가서 이분들이 사시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칠것 같다. 술한잔 마신날에는 엉엉 울지도...
캐릭터들의 성격을 설정할 수 있는데 묘하게 심들의 행동패턴도 비슷하다.
(퇴근하시면 티비만 보는 울 아부지.....)
기회가 된다면 한번 해보는것도 추천한다.
- 부모라는 존재를 가진 우리 모두에게.
다음편에는 집의 내외부를 심즈로 구현한 것에 대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아들이 뿅 태어나는 바람에 한동안 집필이 뜸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다시 열심히 하겠습니다.
미리 보실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SmCilw7Fp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