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방식으로 먹이를 주는 신기한 수족관의 원리

우리는 수심 10m와 같은 압력 속에서 살고 있다.

by Ska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면 어쩔수 없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면 수족관 옆에 뚫린 구멍으로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다면 먹이를 주기는 커녕 물이 구멍밖으로 콸콸 쏟아져야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안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쏟아진다라고 하는 의미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



쏟아진다 = (멈추어있던 물체가) 움직인다.


과학, 특히 물리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사람일지라도 관성의 법칙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멈추어 있던 물체는 계속 멈추어 있으려고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한다."

라는 말이 그것인데,

이것을 조금 유식하게 말하자면 "외부적인 요인(Force, 힘) 없이는 물체의 운동량(질량과 속도의 곱)은 보존된다.(변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족관의 물이 쏟아지려면 속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속도의 변화가 있으려면 운동량이 변화해야하고, 운동량이 변하려면 외부적인 힘이 존재하여야 한다.


그러니까 저 신기한 수족관에서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저 수족관의 물에는 힘이 작용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다.



우리 근처의 모든 물체들은 외부적인 힘의 장(Field)속에 존해하고 있다.


삼국지의 명장 관우,

천하무적이었지만 왜 무명(not famous) 장수 여몽에게 패하고 말았을까?

여몽이 형주를 쳐들어가기 전 관우에게 사신을 보냈다고 한다.

"귀공의 멋진 수염은 천하에 견줄 바가 없을 것이오. 헌데 귀공은 주무실 때 수염을 이불속에 넣고 주무시오? 아니면 이불밖으로 꺼내놓고 주무시오?"

관우수염.png 누가 이 만화가가 누군지 알려주기 바란다.

물론 200% 허구이겠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분명 존재하지만 잊고 사는 것이 태반이다.

숨쉬는 것, 밥먹는 것, 중력을 이기는 것, 엄마의 사랑...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알아야 하는 우리가 잊고 사는 두가지는


지구와 우리가 서로 당기는 힘 (중력)

지구의 대기가 우리를 누르는 힘 (대기압)


이 두가지이다.


인류 태생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이 두가지를 극복하기 위해 진화해 왔으며 너무나 진화가 잘되어버린 탓인지 우리는 이것들이 존재하는지 조차 까먹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이것들을 물리의 세계로 끌고와야 할 때 어색할 수 밖에 없으며 대부분의 물포자들은 이 어색함의 근원을 찾다 길을 잃고 생물과 지구과학을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는 법이지...)


중력질량을 가진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뉴턴이 찾아낸 이 현상에 그럴듯한 이름을 붙인 것이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이 문제의 수족관속의 물분자 역시 질량을 가진 물체이므로 지구와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이 작용한다.

물속에 힘이 작용하고 있는데 왜 쏟아지지 않는 것일까?



물체의 움직임(운동량)과 관련이 있는 것은 힘(Force)이 아니라 합력(Net Force;알짜힘)이기 때문이다.


지구에 당당히 두발을 딛고 선 인간에게는 중력이 작용하지만 왜 지면아래로 추락하지 않을까?

그것은 지구와 내가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과

지면이 나와 서로 밀어주는 수직항력이 서로 평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F=0)

그림5.png 힘의 평형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목적어가 같아야 한다. (물리꿀팁)


그러니까 저 수족관에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은 수족관의 물에 작용하는 여러가지 힘들의 합이 0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체속에 잠긴 물체는 그 물체를 누르는 유체의 높이만큼의 압력을 받는다.


잠수를 해본 사람이라면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수학여행 때 배게싸움과 이불싸움을 한번 상상해보자.

게임에 진 내 위로 수많은 친구들이 덮친다면 제일 아래에 깔린 나는 어떻게 될까?

내 위를 덮고 있는 친구들의 질량이 받는 중력만큼의 힘중에 나를 덮고있는 만큼의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을 표현한 것이 단위면적에 받는 힘, 바로 압력이다.

샌드위치.png 내가 짊어져야할 무게는 내위에 전체 인간들의 무게가 아닌 내 몸위로 투영된 무게만큼이다.


유체에서는 이 압력이 조금 더 특이한 성질을 띄는데, 유체에서는 받는 압력의 크기를 계산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이때 압력의 방향은 전방향(Omnidirectional)이라는 것이다.

압력.png

이때 왜 유체의 압력의 크기가 ρgh 인지는 "질량(kg)=밀도(kg/㎥) x 부피(㎥)" 임을 참고하여 계산해보시라.

그러니까 물속 h만큼의 깊이에서 작용하는 압력은 모든 방향으로 ρgh 만큼의 압력(Pa)이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물만 유체인가? 공기도 유체이다!!!


우리가 잊고 사는 관우의 수염중 다른 하나는 바로 우리가 공기속에서 산다는 것인데,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권의 높이는 대략 1000km라고 한다. 그리고 공기의 밀도는 물의 약 1/800인 1.29 kg/㎥ 이다. 물의 밀도보다 아무리 작기는 하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체적의 대기가 우리를 짖누르고 있다는 말이다. (※ 공기의 밀도는 대기권의 높이에 따라 달라지므로 동일한 밀도를 가지고 대기압을 계산할 수는 없다.)

그림2.png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실로 어마어마한 압력이다. 1 mmAq는 물 1 mm가 누르는 압력이다. 그러니까 10330 mmAq란 물 10m가 누르는 압력이라는 소리!!!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은가?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어찌됐건 공기가 우리를 누르고 있는 힘이 어마무시하므로 우리는 유체문제를 계산할 때 이 압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만 명심하면 된다.



결론 = 중력과 힘의 평형을 이루는 대기압(힘)


물리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이를 나중에 자유물체도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우리가 알고 있는 어항에 적용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3.png

단면적 A를 통해서 물이 쏟아질 지 쏟아지지 않을 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면적 A를 기준으로 F1과 F2의 합력이 0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F1 = 101.3 kPa x A(㎡)

F2 = {101.3 kPa + ρ(1000kg/㎥) x g(9.8m/s) x h(m)} x A(㎡)


그러므로 오른쪽을 (+)방향으로 하여 합력을 계산해보면,

∑F = F1 - F2

= {101.3 kPa - (101.3 kPa + ρ(1000kg/㎥) x g(9.8m/s) x h(m))} x A(㎡)

= - ρ(1000kg/㎥) x g(9.8m/s) x h(m) x A(㎡) < 0


합력이 0보다 작으므로 왼쪽으로 가속도를 받게 되고 이제부터 콸콸 쏟아지게 될 것이다. (쏟아지지 않는 것은 h가 0m가 될때 뿐이다. 그러므로 물은 쏟아지다가 h가 0이 되면 더이상 쏟아지지 않는다.)


이제 점점 답을 항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신기한 어항의 비밀은 무엇이겠는가?

바로 어항 윗부분을 뚜껑으로 완전히 막아서 대기압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렇게 될 것이다.

그림4.png

F1 = 101.3 kPa x A(㎡)

F2 = ρ(1000kg/㎥) x g(9.8m/s) x h(m) x A(㎡)


그러므로 오른쪽을 (+)방향으로 하여 합력을 계산해보면,


∑F = F1 - F2 = {101.3 kPa - (ρ(1000kg/㎥) x g(9.8m/s) x h(m))} x A(㎡)

이다.

물이 쏟아지지 않으려면 합력이 0이거나 0보다 커야할 것이다. 따라서 식은 아래와 같이 될 것이다.


101.3 kPa - (ρ(1000kg/㎥) x g(9.8m/s) x h(m)) ≥ 0


{이때 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kPa을 Pa단위로 바꾸어줘야 한다.}


따라서 풀면,

101300 - 1000 x 9.8 x h ≥ 0

h ≤ 10.3 m


수조의 뚜껑이 대기압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진공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먹이를 주는 개구부(Opening)의 높이가 10.3m 이내에 존재한다면 물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계속 멈춘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결론 , 수조의 뚜껑이 완전히 막혀서 대기로부터 차단되면 충분히 가능


동영상으로 보고싶은 분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https://youtu.be/zpdSV-JbD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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