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북이 Jun 01. 2019

기생충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우리에게 알려진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칸에서 박수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곱씹어보고 감독의 연출과 그 상징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1. 기생충의 정의

기생충의 어학적 정의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1.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

2.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즉 별다른 노력없이 숙주(타인)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 등장 한 인물들을 숙주와 기생충, 이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주된 흐름을 이끌고간 김기택(송강호) 가족들은 기생충입니다. 반면 이들에게 월급(피)을 제공하는 박사장(이선균)은 숙주입니다. 이 두 종류의 인물들은 확실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먼저 김기택(송강호) 가족들은 철저하게 숙주를 뽑아먹습니다. 그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돈을 최대한 받게 하기 위해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신분을 속이고, 문서를 위조하고 사람을 기만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행동을 하는데 ‘망설임’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반면 박사장(이선균) 가족들은 반대로 숙주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정확한 확인도 없이 아랫사람을 해고하는 모습은 ‘주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언제든지 너희를 죽일 수 있지만 지금은 살려준다고 말하는 맹수와 같았습니다. 박사장은 여러 차례 그런 맹수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기택과 이야기 할 때 거급되는 고자세와 ‘선’을 강조하며 상대방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주제파악해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사장이 김기택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했던 대사가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 있어, 지하철 오래 타는 사람들한테서 나는 냄새.’

저는 이 대사가 매우 기억에 남았습니다. 불쾌함 외에는 느껴지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신분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는, 그리고 뭔가 우리를 짓누르는 듯한 말에서 아직도 불쾌함이 느껴졌습니다.      



2. 가족애

 영화를 다 본 후 든 생각은 ‘이게 범죄영화인가?’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인터넷에 기재된 정보로는 ‘드라마’라고 되어있지만 흔히 제가 아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 같은 교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드라마’장르라는 것을 알고 보니 영화 속에서 조금 의외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건 바로 ‘가족애’입니다. 신분 사칭, 문서 위조 등 각종 사기 행각은 서슴치 않고 벌이는 이들이지만 단 한 번도 가족을 속이거나 배신하는 행위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챙겨주고 대신 나서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김기택 가족 외에도 박사장 가족, 그리고 가정부 부부 등 다른 가족들의 모습에서도 서로를 소홀히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칸에서 상영 후 어떤 평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남들에게 빌붙어 살아가지만 본인들의 가족만큼은 끔찍이 챙기는 모습까지 포함한 관람평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연출은 ‘계단’이었습니다. 주인공 김기택의 집이 반지하였습니다. 즉 그들은 집으로 향할 때 언제나 ‘내려가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반면 기들이 빌붙는 박상장의 집으로 들어갈 때는 언제나 ‘올라가는’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보면 김기택 가족들은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박사장 집을 탈출할 때도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고 서울을 횡단할 때도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반면 박사장 가족은 언제나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집으로 들어갈 때도 계단을 올라가고 집 안에서도 2층으로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생충과 숙주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 안에서도 뭔가 다르다는 것을 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증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