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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May 29. 2021

크루엘라

smile with cruel


코로나로 극장가가 얼어붙었던 2020년과 달리, 2021년도에는 제법 많은 영화가 상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분노의 질주9:얼티메이트에 이어서 이번주 수요일(5/26) 디즈니의 실사 영화 [크루엘라]가 개봉했습니다. 미워하기 힘든 사이코, [크루엘라]의 리뷰 시작합니다. 

1. Curel

'cruel' 이란 영어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학사전 상으로는 

cruel

1. 잔혹한, 잔인한

2. 고통스러운, 괴로운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주인공 '크루엘라'는 이 두 가지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복수의 대상을 향해서는 잔혹한 면모를 지닌 악동이었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겪은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먼저 악동으로서의 그녀는 정말 천재적이었습니다. 패션 업계의 큰 손인 '바로네스'(남작부인 역의 엠마 톤슨) 가 길러준 부모를 죽인 상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기 시작합니다. 자아도취감에 빠져사는 '바로네스'에게서 가장 소중한 패션업계 내 영향력, 지위 등을 모두 뺏앗아버립니다. 그것도 편법이 아닌 실력으로. 한 순간에 이슈의 자리에서 내려온 '바로네스' 마저도 '크루엘라'를 라이벌로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 '크루엘라'는 웃습니다.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미소에는 조금씩 광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점점 섬뜩해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광기를 머금은 그녀의 미소가 가장 '크루엘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혹한 악동의 모습. 아이처럼 순수하게 복수만을 생각했기에 그런 광기를 머금은 미소가 나온 것 같았습니다. 

물론 영화 상에서 '크루엘라'가 그런 잔인한 면모를 갖게된 계기 중에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이 한 몫을 차지합니다. 친모에게서 버림받고, 자신을 길러준 부모가 죽는 광경을 직접 보고, 런던에서 고아로 자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웬지 모르게 우리는 그녀의 잔인함을 납득하게 됩니다. (물론 옳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2. '크루엘라'? '에스텔라'?

영화 상에서 '크루엘라'는 '에스텔라'라는 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루엘라'가 여러모로 반항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면, '에스텔라'는 훨씬 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을 때마다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이렇게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갖는 '에스텔라'와 '크루엘라'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게 진짜 그녀의 모습인지 헷갈립니다. 

너무 다른 이미지를 가진 그녀. (좌) 에스텔라 (우)크루엘라

개인적으로는 잔혹하고 광기 머금은 미소를 지닌 '크루엘라'가 그녀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머리 스타일 때문입니다. '크루엘라'의 상징은 바로 black & white 의 헤어입니다. 서로 상반되는 색이 '크루엘라'를 한층 더 눈에 띄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녀가 '에스텔라'로 있을 때, 그녀는 늘 붉은 머리색의 가발을 착용합니다. 자신의 진짜 색을 숨긴 채 말이죠. 가발이 '크루엘라'의 헤어 컬러를 감출 뿐 아니라 그녀의 진짜 성격마져 감추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런 가발을 벗음으로서 그녀의 진짜 모습 드러나는 거라고 추측합니다. 실제로 '크루엘라'의 행보는 '에스텔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입니다. 위험한 연출로 파티의 주인공이되고, 언행마저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바로네스'를 향한 복수심이 그녀의 본 모습을 꺼낸게 아닌까 싶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런 '크루엘라'가 더 좋았습니다. 참지않고 터트리는 모습이 되려 통쾌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뒷받침 되는 실력이 그녀를 더 빛나게 만들었으니까요.


'cruel'이라는 단어가 갖는 '(타인에게)잔혹한'이라는 뜻과 '(자신이)고통스러운' 뜻의 주체는 서로 다릅니다. 

서로 다른 주체의 이 두 가지 의미를 우리는 영화 [크루엘라]를 통해서 보다 정확히 느낄수 있습니다. 


PS. 오랜만에 다시 리뷰를 쓰기 시작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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