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작
장르 상관없이 이 영화, 저 영화 보는 걸 좋아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어디서 봤던건데...' 보는 영화가 많아지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거 같습니다. 특히 이런 생각이 심하게 드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첩보물' 정확히는 스파이 작품입니다. 오늘은 그 동안 실컷 봤던 비슷비슷한 스파이 영화가 아닌 참신한 스파이 영화 [스파이 게임] 을 보고 왔습니다.
스파이 영화가 비슷비슷하다고 한 이유는 흥행한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입니다. 제가 당장 기억하고 있는 스파이 영화만 해도, '스파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 '나를 차버린 스파이' 등등 작품을 말해보라고 하면 줄줄 나올거 같습니다. 이 작품들을 보면 차별점은 있지만 이야기 플롯이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션 중 위기에 빠져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거나, 조직의 배신 또는 상대방의 계략으로 인해 배신자로 오해 받아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첨단 기기(제임스 본드 - 자동차 / 미션 임파서블 - 끈끈이 장갑)와 말도 안되는 엄청난 액션, 그리고 적절한 코믹 요소. 약간은 뻔한 듯한 스토리 라인이 요새 우리가 즐겨보고 흥행하고 있는 스파이 영화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 [스파이 게임] 이 참신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부분이 대부분 없기 때문입니다. 흔해 요새 스파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도,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는 기상천외한 방법도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스파이 영화보다는 약간 정치 영화의 느낌을 줍니다.
미국과 중국의 협정을 앞둔 시기, 미국 스파이로 인해 협정이 무산이 될 위기에 처하자 미국 정부는 해당 스파이 - 톰 비숍(브래드 피트)를 버리기로 결심하고 그를 버릴 만한 명분을 찾습니다. 그러나 그를 스파이로 키운 네이슨(로버트 레드포드)은 톰을 버릴수 없었고 톰을 구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합니다. 관련 서류를 소각시켜, 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본인이 회의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회의에서 나오는 작은 힌트들을 조합시켜 톰이 처한 상황을 파악합니다. 또한 본인의 은퇴 자금까지 사용해 톰을 구해내려 합니다. 영화는 네이슨이 톰을 구하기 위한 과정 속에서 톰과 네이슨의 만남, 톰을 스파이로 키워내는 네이슨의 모습, 둘의 갈등과 유대감을 보여줍니다. 제목은 [스파이 게임]이었지만, 최근 흥행한 스파이 영화와 보여주는 장면들이 달라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가 최근에 개봉했으면 더 재밌을 거 같은 느낌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액션에 치우쳐진 요새 작품과 달리 액션 보다는 배우들의 심리적인 변화가 많이 보였고,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돋보였습니다. 화려한 볼거리 대신 장면마다 가지고 있는 묵직함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두 주연, 브래드 피트와 로버트 레드포드의 호흡 또한 굉장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굉장히 차갑고 무거운 느낌이여서 브래드 피트가 묻히지 않을까 했는데, 브래드 피트의 열정적인 모습이 오히려 로버트 레드포드의 차가운 분위기를 부각시켜 줬습니다.
최근 개봉한 스파이 영화에 식상함을 느꼈다면, 2002년 개봉한 [스파이 게임]을 한 번 봐보시는 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