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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 Nov 02. 2016

국제시장

'가장'의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반한 [국제시장]을 저는 어제 혼자서 조용한 방안에서 다시 한 번 관람해봤습니다. 맨 처음 봤을 때의 여운을 간직한 채 다시 영화를 봤지만, 첫번째와 다름없는 여운을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영화에서 아버지에 대해서 다뤘지만, 보다 한국적인 아버지를 다룬 영화는 [국제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시장]의 배경은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긴 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가장'의 희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죠. 황정민은 거기서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린나이에 전쟁으로 인해서 아버지와 헤어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집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는 동생 등록금을 위해서 독일가서 광부로 일을 하고, 동생 결혼과 가게 인수를 위해서 전쟁중인 베트남 땅을 밟는다. 그의 모습에 희생이 가득했다. 황정민과 비슷한 사람은 바로, 아내 김윤진이다. 그녀도 그와는 상황이 많이 비슷했다. 집안의 생계를 위해서 독일로 넘어가 힘든 간호사 일을 하고, 남편을 전쟁터로 보내며 혼자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가장의 역할이 생각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해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투과해서 바라봤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를 위해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희생을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희생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황정민의 역할은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오롯이 버티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계속되소 연상됬습니다. 특히 그날, 영화를 관람한 후 아버지께서 병원으로 급하게 호송되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라는 이름의, 가장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더욱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는 아직 아버지가 필요하고, 내가 과연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지, 아버지와 같은 가장이 될 수 있을지 무서웠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그 대사였습니다. 김윤진이 베트남으로 가려는 황정민에게

 '당신인데, 왜 그 안에 당신은 없냐구요'하고 외치는 부분이었다. 자신의 배제한 자신의 인생에서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를 통해서 당신들의 인생을 찾으셨던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미워하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없던 나에게 가서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아버지를 존경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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