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Introduction of EPC Engineering
엔지니어링(Engineering)은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여는 단계이며, EPC Contractor가 가진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실체가 가능한 ‘도면’으로 한 단계 구체화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EPC의 꽃’이라고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시공에서 하는 일을 먼저 알아보았으니 거꾸로 가는 셈이 되었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플랜트 산업에서 엔지니어링의 정의와 우리나라 EPC 업체들의 엔지니어링 수행 능력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본 내용은 출간한 저서 'Oil & Gas, EPC Project Engineering Management Guide Book'에 이미 소개한 내용이지만, 엔지니어링에 대해 알아보려면 다시 한번 짚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정리합니다.
엔지니어링?
30여 년이나 엔지니어링 업무에 종사했지만, 주변에서 엔지니어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아직도 '이런 것이다'라고 딱히 답을 하지 못합니다. 늘 입에 붙어 있는 말이면서도 그렇습니다. 여러 번 정의를 찾아보았지만 명확하게 아직까지 정의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이다 보니 오히려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용어의 정의보다는 실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정의는 아니지만, 플랜트 산업에서 엔지니어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비교적 잘 설명된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The Oil & Gas Engineering Guide에서 Oil & Gas Project'의 저자 Mr. Herve Baron은 그의 저서에서 엔지니어링의 진행 단계를 4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An Oil & Gas facility project is usually developed in 4 steps.
1. The business planning phase,
Objective : Define the Business opportunity
Content : Technical assessment, milestone schedule, estimated cost range
Deliverables : Functional requirements, economic evaluation
By : Plant Owner
2. The conceptual design, also called Basic Engineering phase,
Objective : Confirm feasibility, select technology, refine cost estimate, identify risks
Content : Evaluate alternates, confirm feasibility, develop process design
Deliverables : +/- 30% cost estimate, preliminary schedule, layout, process design
By : Engineering Company
3. The Front End Engineering Design (FEED) Stage,
Objective : Refine cost estimate, prepare EPC phase
Content : Evaluate alternates, confirm feasibility, develop process design
Deliverables : +/- 10% cost estimate, Design basis for EPC,
Material Requisitions for Long Lead Items
By : Engineering Company
4. The facility Detailed Engineering and Construction
보시는 바와 같이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엔지니어링을 4단계로 나누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의 4단계 중에서 3단계까지는 발주처에서 수행하고 마지막 4단계인 Detailed Engineering과 Construction Engineering만 EPC Contractor가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육상플랜트는 3단계인 FEED를 EPC Contractor가 수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육상이나 해양플랜트 모두 FEED를 검증(FEED Verification)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이는 Verification이지 실제 FEED는 아닙니다.
따라서, 앞으로 EPC Contractor가 수행하는 마지막 4단계인 Detailed Engineering(상세설계)와 Construction Engineering(시공설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나라 EPC 업체들의 엔지니어링 수행 능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표는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에 대해 국내 플랜트 업계의 엔지니어링 수행능력을 간단히 비교한 것입니다.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육상플랜트는 Detailed Engineering을 자체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해양플랜트는 대부분 해외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에 용역을 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체로 엔지니어링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말은, 설계 최적화나 자재비 절감을 위한 사양(Specification) 변경 등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결정되는 중요한 사항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뜻으로, 설계 변경(Design Change)과 추가 비용(Change Order)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속히 설계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능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행히 일부 회사는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실제로 일부 프로젝트를 자체 수행한 경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도 엔지니어링 매니저로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자체 수행한 경험이 있는데, 하나는 중동의 육상 가스 플랜트이고 나머지 하나는 동남아의 해양 가스 플랜트로서 모두 성공리에 완성한 프로젝트입니다. 성공리에 프로젝트를 완성한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필자가 더욱 의미를 두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은 모두 자체설계를 경험한 소중한 인재들이라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경험 없이는 진정한 인재로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의 실력이나 환경에서 엔지니어링을 자체 수행하는 것은 사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엔지니어링 팀을 이끄는 매니지먼트는 훨씬 더 힘든 일입니다. 쟁쟁한 발주처를 상대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하나 쌓여가는 기술과 경험은 정말 소중한 자산임을 알고 이 인재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FEED 수행 능력 향상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엔지니어링 업무를 하면서 가진 아쉬움 중의 하나는, 아직 우리나라 업체들이 FEED를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FEED는 큰돈은 되지 않지만, Detailed Engineering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일부 선진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들만의 놀이터입니다. 물론 요즘 같은 경기에는 이 시장도 만만치 않다 보니 예전보다 저가 시장이 되어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EPC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비교적 간단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업체들도 FEED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부 발주처에서는 우리 실력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나라 업체에 자체 수행하기보다는 외국의 선진 엔지니어링 회사와 합작으로 수행하는 조건으로 발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비용이 워낙 많이 들다 보니 리스크를 안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여하튼, 선진 엔지니어링 업체와 합작을 통해서라도 수행 경험을 늘려서 언젠가는 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엔지니어링은 '사람이 재산'입니다. '사람'이 중요한 절실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박성규)
(현장, 프로젝트, EPC, 엔지니어링, Site, 해외현장, 사우디, 육상플랜트, 해양플랜트)
EPC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은 하나하나가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고도 오랜 실무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하는 전문 분야입니다. 따라서 한 개인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전문 지식은 독자에게 맡기기로 하고,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어느 정도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공종별로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합니다. 이 분야에서 현업을 하는 분께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공종의 업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입니다.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