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홍해(Red Sea)!

[02] 모세의 기적, 홍해

by oksk

시내에 다녀왔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중동의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매주 금요일이 휴일입니다.

UAE 현장에서는 휴일이고 뭐고 없이 일을 했지만, 이곳은 금요일 하루 만큼은 공식 휴일이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주 52시간 법이 적용되다 보니 현장여건에 맞지 않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쉴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시내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나와야 하는데, 시내라고 해봐야 쇼핑몰 몇 개밖에 없는 작은 도시입니다.

게다가 시내에 나가는 금요일 오후는 한참 뜨거운 시간이라 사람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조용합니다.

그래도 바람도 쐴 겸 가끔 이렇게 밖에 나와서 시내 구경도 하고 피자도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어 이 시간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누리는 일종의 소확행이라고 할까...


쇼핑몰에는 에지간한 생필품은 다 있는 것 같습니다.(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서는 가장 크고 럭셔리한 쇼핑몰이랍니다.) 과일이나 야채는 물론 생활용품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 품질은 한국하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런대로 쓸만한 정도입니다. 과일이나 야채는 비교적 싸지만 그외의 공산품은 품질에 비해 싸지 않습니다. 이곳이 산업도시라서 물가가 비싼 것인지 아니면 사우디 아라비아 자체 물가가 비싼 것인지는 아직 알지 못하겠습니다. 듣기론 사우디 물가가 싸진 않다고 합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홍해!!! Red Sea!!!

시내 쇼핑몰 근처에 도착할 때쯤 건물 뒤편으로 바다가 보였습니다. 그 유명한 홍해라고 한 분이 알려줍니다.

3천 년 전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건넌 바로 그 바다. 지팡이로 내리치니 '쫘~악 갈라졌던' 그 바다.

그 바다가 바로 저기, 눈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곳은 성경에 나오는 그 홍해보다는 한참 아래쪽이지만 그래도 ‘홍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쇼핑몰을 제쳐두고 바로 바다로 뛰어갔습니다. 제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홍해를 보고 싶어서'인데, 그 바다가 지금 제 눈앞에 있습니다.

아.. 홍해...


홍해(파노라마)


사실 바다만 보면 우리나라 바다와 별반 다른 것은 없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여느 바다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홍해’라는 생각으로 보는 바다는 분명 감회가 다르더군요. 잠시나마 역사의 홍해를 눈앞에 마주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친절한(?) 택시기사

홍해를 보고 난 후 감동에 젖은 마음으로 다시 쇼핑몰로 향하는데 지나던 택시가 저만치에 서더니 어디로 가는지 물으며 타라고 합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쇼핑몰에 가는 길이라 택시 타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지나오는데 가까이 다가와서는 묻습니다.


기사 : 어디서 왔나?

나 : 코리아~

기사 : 와우~ 굿...

나 : 땡큐~

기사 : 사진 한 장 찍어 줄 수 있나?

나 : ???

기사 : 왜?

나 : 찍어 줄 수는 있지만 사진을 줄 수가 없는데?

기사 : 노 프라블럼. 왓츠앱이 있으니 그걸로 보내주면 돼~~

나 : 아하... 오케이...그럼 폰 번호 알려줄거지?

기사 : 물론.. 당연하지...

나 : 오케이.. 포즈 잡아봐...폰으로 찍어서 보내줄게...

기사 : 오..노노노!!! 폰 말고 카메라로 찍워줘!!! (제 어때에 걸린 카메라를 가리킵니다)

나 : 알았어...자 찍는다~~~ 원..투..쓰리...찰칵^^. (사진을 보여주며) 오케이? 맘에 들어?


사진을 보여주면 만족하는지 물었더니, '이게 아니고 멀리서 전체가 나오게 찍으라'고 주문까지 합니다.

이렇게 해서 뜻하지 않게 현지인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물론 폰으로도 함께 한 방^^)


사진 찍어달라고 당당히 요구한 택시기사



사무실에 돌아와서 함께 일하는 인도인 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시내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웃으며 사진 보내는 것을 말립니다.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이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냥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라고 합니다.

친한 척 다가와서 연락처를 알아낸 후에는 갖은 방법으로 접근해서 이것저것 도와달라거나 좋은 물건이 있다는 등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한국인은 아주 좋은 대상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택시기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먼저 다가온 것을 보면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니 일단 말을 듣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좋은 기분이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진을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내 풍경

쇼핑몰로 향하는 길에 조금 재미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주차되어있는 트럭 아래 그늘에 갈매기들이 모여 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 무척 신기한 모습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뜨거운 햇볕은 갈매기도 견디기 어려운가 봅니다. 갈매기들도 그늘을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트럭아래 그늘에서 쉬고있는 갈매기들



마지막으로 쇼핑몰 근처 모습 몇 장으로 마무리합니다.

찍고나서 보니 이곳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느낌은 없네요. 다음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찍어야겠습니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처음 보는 순간은 저에게는 언제나 설렘 그 자체입니다.

비록 작은 도시라 할지라도, 조금은 불편한 일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여행이니까...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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