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를 탔다
맨 앞자리가 나의 자리
훤하다
길도 풍경도
한눈에 쫘악
펼쳐 보이는
툭 트여진 시야가
속을 후련하게 한다
이런 인생도 있을까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쭉쭉 뻗은
고속도로 달리듯
걸림 없고 평탄한
암울한 터널 속
달린대도
모두를 알 수 있는
네 시간여 달리는
한양행 고속버스
앞자리가 주는
여유로움과 특권
이런 인생 살아보면
눈에 뵈는 게 없겠다
잘 나가서 배가 산 만 해질까
간이 커져서
그래도 이런 인생
꿈에서라도 살아봤음 좋겠다
잘 나가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