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편지
OO 님께
요즘은 좋은 잠을 자고 계신가요?
#1
- 옛 직장 동료들과의 조우
저도 퇴사를 하고 만나는 전 직장동료들에게서 OO 님이 느꼈던 ‘전우애’ 같은 걸 느껴요.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나 군대 동기들처럼 그땐 그랬지라며 옛이야기도 주고받고, 서로의 안부를 묻지요. 그런데, 막상 서로의 안부를 물을 때는 한 발짝 떨어져서 이야기를 듣거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그 사람들과 매일 마주하지 않고, 아주 가끔씩 만나는 존재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고민이나 걱정이 있다는 말에는 늘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좋은 쪽으로 일이 풀리기를 바라면서요.
#2
- 시간의 속도
한 개인의 삶 속에서 시간을 본다면 OO 님의 말씀처럼 시간이 질서 있게 간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시간은 세상 모든 것을 통틀어 가장 공평하지요. 그러나, 때론 사람마다 각자의 속도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특히, 마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 생각에 강한 확신을 갖게 되곤 하지요. ‘나의 시간은 이토록이나 천천히 흘렀는데, 당신의 시간은 무심하게도 빠르게 흘렀구나.’ 생각하면서.
#3
- 스투키가 휘어 걱정이라는 당신께
스투키가 휘는 이유는 하나의 모체에서 자라 서일 거예요. 주어진 공간에서 각각의 개체가 서로의 생존을 위해 택한 합리적인 방법이겠지요. 그걸 생각하니, 나는 내 이기심으로 누군가의 편안함을 침범하지는 않았나 돌이켜봅니다.
#4
- 좋은 마음
내가 가장 평안한 상태일 때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이 누그러지지요. 그렇게 부정적인 것들이 걸러내어 진 좋은 마음으로 적어 보내주신 편지는 요즘 따라 유독 긴장하고 지쳐있던 제 마음도 함께 누그러뜨려주네요.
오늘도 소중한 편지 고맙습니다.
깊은 밤, 좋은 마음으로 보내길 바라요.
정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