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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Feb 27. 2022

나만의 방향으로 굳건하게 나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 킵 고잉 - 주언규

이 책의 저자인 주언규 님을 처음 알게 된 건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서였다.

생각을 실천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분은 그 어려운 실천을 몇 번이고 하셨던 것 같아서 책까지 구매해 보게 되었다.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다. 솔직함이 가득 담긴 책이라고 느껴졌다.


이 저자분은 아마도 이 책을 집필하신 시점엔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든 모든 결핍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하신 게 아닐까 하는 자신감과 떳떳함 같은 것이 엿보이는 책이어서 개인적으로 부럽기도 했다.

동시에 나의 성공을 스스로 확인하고, 타인에게 확인받는 과정을 겪으면, 지나온 날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자격지심 같은 것들은 빠른 속도로 옅어져 갈 수 있는 거구나 싶어 위로가 되기도 했다.


'나중에', '언젠가는', '회사일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같은 핑계를 반복하며 시작을 미뤄왔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아래에 내가 기억하고 싶은 문장 몇 개를 가져와 적어 보았다.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족, 목숨, 건강, 행복 등 돈보다 앞서는 가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보다 가치 있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돈을 벌기로 결심했습니다.
돈을 더 벌어서 돈이 소중한 가치들에 우선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 가족이 돈 때문에 다른 소중한 가치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도입부에 있던 이 말을 읽고 나는 이 책을 전부 다 읽겠다고 마음먹었다.

저자는 돈을 말하고, 돈을 좇지만 그 이유가 명확한 사람인 듯 보였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내가 포기하고 있는걸 뭘까, 우리 가족이 포기하고 있는 건 뭘까를 생각하니 돈을 버는 일을 미룰 수 없다고 느껴졌다.


나는 변화하기로 했다. 삶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들을 채워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게임하다 잠드는 일상에서 의미 있는 행동과 의미 없는 행동을 구분해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내 인생은 무의미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에는 무의미한 행동을 하느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로 했다.
한동안 시간을 허비하듯이 그냥 흘려보냈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삶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일단 멈췄다.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부정적인 행동을 멈추자 삶이 텅 비어버렸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낸 뒤 아주 작은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다.
뭔가를 시도하고자 마음먹을 때마다 이렇게 해서 뭐 하냐는 회의감이 들었다.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놀고 싶고 컴퓨터를 켜고 싶었다.
모든 것이 귀찮고 게으른 생각들이 대부분의 순간들을 장악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생각과 의욕이 생겼을 때 나아가야 할 방향들을 바탕화면에 적었다.
게이르고 정신력이 약했던 나는 의욕적인 상태가 일주일을 통틀어서 두어 시간도 되지 않았다.
이 시간에만 판단을 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에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죽도록 하기 싫었지만 바탕화면에 적어놓은 것들을 느릿느릿 아주 천천히 시도했다.
도전이라고 하기에도 창피한 시도들을 하나둘 채워가면서 삶의 방향이 아주 천천히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마음먹고 가장 먼저 선택한 게 멈춤이라는 말을 공감했다.

나 역시 기존과 다르게 살기 위해 가장 먼저 했던 게, 지난날의 나처럼 행동하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거였으니까.

이렇게 해서 뭐 하냐는 회의감이 들었다는 말까지, 누구나 이런 결심을 해봤다면 공감할만한 경험이다.

한 번이라도 궤도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본 사람이라면 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과 나의 차이점은 느릿느릿 천천히 한 시도의 '지속'이었다.

나는 했다 말았고 저 사람은 끝까지 했다.


공급을 시도하는 삶을 살면 돈이 벌리고, 소비를 시도하는 삶을 살면 돈이 사라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늙어갈 뿐이다.


맞는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 당연한 사실 앞에서도 회사를 다니는 것 하나로 나는 내 몫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해버리는 중이었다.

누군가에겐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아니다.

이 안전하고 안락한 회사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적당한 월급, 적당한 노동강도, 적당한 보상과 정년의 보장.

지금의 나를 지켜주는 소중한 것들이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아니다.

즉 나는 그저 늙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회사 다닐 때 임원은 공채 신입사원 중 1%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성과도 안 좋았고, 프로젝트도 실패했고, 성격도 나빴으며, 건강도 안 좋았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 생활의 줄타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계속 다녀도 될 것이다.
어떠면 그 얘기 덕분에 10명 중 9명은 망한다는 사업을 선택하기 쉬웠는지도 모른다.
1%보다 10%가 10배는 더 쉬워 보이지 않는가.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직장인의 길이 더 쉬워 보일까?

더 많은 인원이 경쟁하고 있으니 직장인으로의 성공이 사업을 성공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직장인으로는 성공하지 않아도 적당히 살아갈 수 있지만, 사업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적당한 삶 마저 잃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인 것 같다.


돈을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 돈이 언제나 최고의 가치를 가진다면 어떠한 교환도 발생하지 않는다.
생수가 최고의 가치인 순간도 있고, 때로는 밥이, 때로는 밝은 빛이, 때로는 어둠이 최고의 가치일 때도 있다.
돈은 언제든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 돈은 어떤 것보다 낮은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값어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 돈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어야 그쪽으로 돈이 몰린다.


세상에 돈은 정말 많아 보인다.

유명화가의 작품 경매가나, 집값, 기다려도 사기 힘든 고가의 차나 시계와 같은 다른 세상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 세상에는 돈이 정말 많구나 싶다.

돈이 최고는 아니지만 웬만한 건 다 돈과 바꿀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좋은 건 맞는 것 같다.


세상에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 있다.
2가지 일의 차이는 중심이 누구에게 있는가이다.
중요한 일은 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고, 급한 일은 타인에게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누구에게 중요한 일일까?
그 회사 사장님 또는 주주에게 중요한 일이다.
내가 일한 대가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마치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급한 일일 뿐이다. 회사는 남에게 중요한 일이 나에게 중요한 일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구조가 짜여 있다.
돈을 더 버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회사가 돈을 벌게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선택은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회사에 돈을 벌어다준 나의 공로를 이사회와 주주, 사장과 본부장, 부장과 팀장이 알고 번 돈의 일부를 나에게 나눠 주길 기대하는 것보다 그냥 내가 돈을 버는 건 어떨까?
“나한테 지금 정말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회사 일을 하느라 자기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미루고 있지 않은가? 회사는 나에게 많은 업무를 요구하고, 언제나 데드라인을 설정한다. 심리적 물리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나에게 중요한 일의 주체는 나 자신이다.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나를 압박할 사람도 없고, 내가 일을 안 한다고 해도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급한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살다 보면 이런 고민을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판단을 내리기 전에 기준을 어디에 둘 지를 먼저 생각하자. 중요한 일은 나를 위한 일이고, 급한 일은 남을 위한 일이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남을 위한 일에 쓴다면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상응하는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일에 흥미를 잃고 만다. 하기도 싫고 재미도 없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해보라. 그것처럼 불행한 일이 없다.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나눠 정하는 것 자체로도 이미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결론적으로 둘 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한 일을 해치우며 이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 급한 일을 해치우고도 맘 편히 쉴 수 없으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차피 잘 안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시도해본 사람은 없다.
평소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말보다 실패한 사람들의 말을 더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성공한 사람의 숫자가 더 적기 때문이다.
취업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을까, 붙을 확률이 높을까? 어차피 떨어질 확률이 높으니 면접을 볼 필요도 없는 걸까? 수험생에게 어차피 서울대 들어갈 가능성이 없으니 공부하지 말라고 해야 할까?
사업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일들이 성공할 가능성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 부자가 될 것이다.
어차피 안될 거니까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진지하게 조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대로 한번 해보라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냥 하는 말이다.
남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큼 여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남의 말은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저 사람도 했는데 내가 왜 못해?' 같은 생각을 가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져도 저 사람은 대단해 보이고 나는 못할 것 같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지만, 

애써 무시하며 묵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매일의 할 일을 하는 것.

아니, 그렇게 딱 50일만이라도 해보는 것.

이건 내가 나에게 제발 해주고 싶은 말이다.

50일 동안 무언가를 지속하면 1년에 무려 7번의 실패를 할 수 있다.

2년이면 14번.

과연 14개의 사업 중 하나도 성공하지 못할까?

그럼 다시 3년, 21개를 하면 된다.

3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 3년 차가, 5년 차가 되어있었다.

일이 익숙해진 직장인에게는 더더욱 3년은 정말이지 순식간이다.


모든 위대한 업적들도 우리와 똑같은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생겨난 것들이다.
위대한 사람은 금으로 만들어진 시간을 살고, 나는 흙으로 만들어진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다.
오늘 내가 한 일이 미래에 결과로 나타난다.
뿌린 대로 거둔다. 지금 현재가 망가져 있다면 이전까지의 하루하루 매시간들이 잔인할 정도로 정직하게 쌓여서 나온 결과이다.


아프지만 직시해야 하는 말이었다.

지금 현재는 이전까지의 하루하루 매시간들이 잔인할 정도로 정직하게 쌓여서 나온 결과인 게 맞다.


논어에서 공자는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군자는 말을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한 사람이다)이라고  했다. 말의 속도가 행동의 속도를 앞서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훗날의 적을 만들지 않고 조용히 성공하는 방법이다.


말의 속도가 행동의 속도를 앞서지 않도록 해야지.

입은 닫고 손은 움직이는 삶을 살아야지.

그래서 브런치를 하는 것 같다.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아서 차라리 글로 많이 뱉어내려고 말이다.


-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분명 17000원 보다 훨씬 커다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일 테니까.


이 글을 읽은 모두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KEEP GOING'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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