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진심인 이유

#18. 엠비티아이는 과학일까?

by 이월생

나는 누군가와 3분 정도 1:1로 대화해보면 상대의 MBTI를 유추할 수 있다.

정답률은 90% 이상. 그 정도로 MBTI 과몰입 중이다.

내가 MBTI를 좋아하는 이유는, 타인의 성향을 이해하는데 이것이 실직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성향을 기반으로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고 또 맞춤형 배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mbti가 가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CNN에서 까지 한국의 mbti 열풍에 주목하며 기사를 냈다고 하니, 정말 유행은 유행인가 보다.

해당 기사에서 한국인의 mbti 몰입 이유를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속감을 가지고 싶은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난 그보다 빨리빨리가 좋은 한국인의 성향에 mbti가 아주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알아가는데 들이는 시간이 소모적이라고 느낀 이들이, 알파벳 4자리로 본인을 설명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니 열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 방법이 지난 2년 개개인의 데이터에서 그 정확도가 꽤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아직도 여전히 성행 중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개인적인 질문을 건네기 어려워진 사회에서 비교적 쉽게 나눌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악의를 가지지 않고 하는 질문도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무례한 질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개념이 한국 사회에 상륙한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불편한 게 많아진 사회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나는 그저 던지는 질문에 마음이 다쳤던 사람이 한 명이라도 없어진다면 모두가 안 하는 게 맞다고 보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는 환영이다.

여하튼 그렇기에 스몰토크 주제를 정하기가 쉽지 않던 와중에 mbti가 나타난 것이다.

이 또한 개인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사실 16가지 성격유형 중 하나에 속한다는 이야기가 뭐 대단히 개인적이지는 않다는 걸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가볍게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모인 장소에서 I라는 걸 공개하는 순간, 그 사람의 내향성과, 지금 견디고 있을 불편함을 이해받는다.

누군가 F라는 걸 밝히면 감정적 공감이 부재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행동하게 되며,

J라는 것을 밝히면 가능한 그 사람의 계획에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단면적인 예시들일 뿐이지만, mbti는 그렇게 단순히 사람이 다양하다를 넘어 성향으로 인한 사고 회로의 차이를 인지하게 해 준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보다 왜 지키지 못하는지 이유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

내가 생략하는 어떤 부분을 꼭 되짚고 넘어가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빠른 결론보다, 느리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과정을 갖는 게 더 좋은 사람도 있다는 것 등.

사소한 모든 순간 각자가 원하는 것에 정말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선의와 선의가 만났더라도, 그 속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작 16가지로 나눈 성격유형일 뿐이지만 각자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타인을 그 자체로 인정하고 이해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그저 주어진 혈액형이나 별자리와는 다르게 최소 10가지 이상의 문항에 본인이 스스로 선택해 나온 결과인 mbti는, 당분간 초면인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될 것 같다.

타인과 소통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또 공감하는 수단으로 참고하기에,

처음 만난 누군가와도 가볍게 나누기에, mbti 만한 게 없다고 생각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