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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May 17. 2023

[읽는 넷플릭스]_아더후드 otherhood

#5

2019년 | 영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포일러 포함

한줄요약 : 엄마라는 역할이 인생의 전부이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


도서가 원작인 이 영화의 주인공은 총 6명.

3쌍의 모자지간이 출연한다.

늘 바빴던 엄마 헬렌과, 그로 인해 유년시절 외로움을 간직한 아들 폴.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20년째 살아가는 캐럴과 잡지사에 다니는 워커홀릭 맷.

아들의 인생에 관여하고 싶은 질리언과, 그런 엄마에게 결국 져주는 소설가 아들 대니얼.


어머니의 날에 아들들로부터 전화 한 통 받지 못한 상황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각자의 아들에게 서운함을 느낀 세 엄마는 아들과의 유대감을 찾자며 뉴욕까지 함께 떠나기로 한다. 뉴욕에 도착해 각자의 아들 집을 방문하게 되는 엄마들.


이때 모든 아들들의 첫마디인 "엄마..?"에서 반가움이 아닌 당혹스러움만 느껴졌다는 점이 웃겼다.

하긴 자식의 방만 마음대로(?) 들어와도 '헉!'일 텐데, 무려 집을 갑자기 오픈하라니!

하지만 그녀들은 "우릴 받아들여야지. 걔들은 우리 집에서 18년이나 살았잖아"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마음을 다잡고 아들네로 향한다.

프라이버시가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외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 거 보면 어느 나라든 엄마는 엄마(?)인가 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당연하게 그려진 건 아닌 게 문화차이처럼 느껴졌다.

어떤 엄마는 결국 첫날 호텔에 머물기도 했을 만큼, 지금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남의 집에 허락 없이 찾아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주인공들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말이다.


적당한 거리감이 그나마 이런 사이라도 유지했던 걸까, 유대감을 찾으러 온 엄마들은 오히려 아들들과 갈등이 생긴다.

대단히 무거운 사건들이 아닌, 가벼운 갈등과 그걸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아들을 좀 더 이해하는 동시에 개인으로도 성장해 나가는 엄마들의 모습이 주된 영화였다.


그래서 제목도 motherhood에서 m을 빼고 독립하라는 의미의 otherhood라고 한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성인이 된 자녀의 부모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아이처럼 생각하고 하나부터 열 가지 다 돌봐(?) 주고 싶은 엄마들이 아들과 함께 지내며 비로소 자신의 역할은 여기 까지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여정을 담고 있는 영화.

자식이 없지만, 엄마 측(?)에서 공감하며 보게 되었고, 동시에 엄마는 하나의 역할일 뿐 삶의 전부일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라는 존재의 필요 정도가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또 생각해 보면 부모라는 존재 자체가 자식을 독립된 성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과정이 최소 20년에서 길면 40년이 넘기도 하다 보니 '누군가의 엄마'로 너무 오래 살게 되면서 그게 전부가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지 싶다.


독립한 자녀가 있는 5060분들의 모임에서 상영하면 좋을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저마다 할 이야기가 많겠지만, 중요한 건 '엄마인 나를 덜 필요로 하는 아이로 자랐다는 건, 엄마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분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칭찬하는 계기가 되어주는 영화이길 바라며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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